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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744조 역대 최대… ‘돌려막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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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액 13조… 1년새 2.5배로 늘어

서민들 ‘카드 돌려막기’도 48% 증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고금리 부담으로 카드빚을 돌려막는 서민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 원으로 1년 새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도 3.2% 늘어난 177만8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다중채무자는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를 말한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신용 상황은 1년 새 크게 악화됐다. 연체액은 5조2000억 원에서 13조2000억 원으로 대폭 늘었고, 연체율도 0.75%에서 1.78%로 치솟았다. 연체액과 연체율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대출액도 4억1800만 원으로 2020년 3월 말(4억3000만 원) 이후 39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문제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데 있다. 한은의 자체 분석 결과 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전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연간 5조2000억 원, 1인당 평균 이자는 연간 291만 원 늘어나게 된다.

고금리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당장 빚을 감당할 수 없어 ‘돌려막기 대출’로 사태를 수습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신용카드 9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 원으로 1년 전(1조101억 원)보다 약 47.5% 급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6.3%가량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이란 카드사의 단기 대출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한 고객이 카드사로부터 상환 자금을 다시 대출받는 것이다. 이 대출을 받은 고객은 당장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가로 기존 카드론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대출 금리, 한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신용점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권에서는 서민들의 상환 능력이 그만큼 악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으로 생계비를 마련해 왔는데 이를 갚기조차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1∼6월) 이후 실적이 하락세인데 연체율까지 상승하고 있어 고심이 크다”며 “중저신용자의 대출 창구가 사라지면서 카드 단기 대출로 수요가 몰렸고, 그로 인해 전반적인 업권의 연체율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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