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 공개
의료계 단체들 “필수의료 대책 아니다”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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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당장 내년에 치러질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지금의 2배 가까이로 늘리기를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기 위해 졸속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당사자들의 희망사항만을 담은 정부의 의대 정원 수요 조사를 졸속, 부실, 불공정 조사로 규정한다"며 "비과학적 조사결과를 의대 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여론몰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국가의 의대 정원 정책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번 조사를 토대로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2018년 서남의대와 같은 실패 사례가 전국에 우후죽순 난립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 회장은 "정부가 이대로 강행하면 14만 의사들의 총의를 한데 모아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며 "당장 의대 정원을 2000명을 늘린다고 해도 이 상태에서는 필수의료 분야 의사 인력난을 해소하기 힘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학년도 증원 수요가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나타났다. 2030학년도까지는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추가 증원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도 담겼다. 현원 대비 최소 89.5%, 최대 129.3% 증원을 희망했다는 점에서 당초 정부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증가폭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16개 시도의사회가 참여하는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졸속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강력 규탄한다"며 "졸속 의대정원 수요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필수 및 지역의료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방안부터 제시하라"고 반발했다.
전공의,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등으로 구성된 젊은의사협의체도 이날 정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젊은의사협의체는 의대 정원 확대를 '잘못된 치료법'이라고 규정하며 "필수·지역의료 붕괴라는 '질병'에 대한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오진에 따른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졸속으로 강행하면 우리 젊은의사협의체는 의협과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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