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관심 희석 기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전 중구 한국어능력 평가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전 지지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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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실세 장관들이 내년 4·10 총선 출마 의지를 한층 강하게 내비치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들의 출마 움직임 자체가 ‘이준석 신당’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킨다는 기대가 있다.
한 장관은 21일 대전 중구를 방문해, 법무부의 외국인 사회통합프로그램 한국어 평가를 위한 컴퓨터기반평가(CBT) 대전시험장 개소식에 참석했다.
한 장관은 기자들이 ‘한 장관의 말은 기존 여의도 문법과는 다른 것 같다’고 하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만약 여의도에서 일하는 (국회의원) 300명만 쓰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 저는 나머지 (국민) 5천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말했다. ‘언제쯤 총선 출마를 결심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지금까지 드린 답에 다 답이 있다.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한 장관의 대전 방문은 지난 17일 대구 방문 뒤 나흘 만이다. 그는 대구에서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느라 애초 예매했던 저녁 7시 서울행 기차표를 취소하고, 밤 10시 서울행 기차를 탔다. 이날 대전 행사에서도 “한동훈 파이팅” 등을 적은 팻말을 들고나온 지지자들이 그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 장관은 오는 24일에는 울산을 찾는다. 한 장관은 ‘연속적인 현장방문은 정치 행보 아니냐’는 물음에 “전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비해 제가 적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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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은 험지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노후 계획도시 정비특별법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인천 계양을)와의 맞대결 가능성을 묻자 “국민과 우리 당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도 마다치 않겠다는 기본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원 장관으로서는 ‘센 상대’와 겨루는 게 밑질 게 없는 선택이다. 원 장관 주변에서는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강한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반기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 장관이 가진 많은 훌륭한 자질이 대한민국을 위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차츰 상세한 상황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문화방송(MBC)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정치권에 입문하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겨레에 “한 장관은 (총선 전에) 당에 올 것이다. 왜 이 시점에 한 장관이 떴겠나”라고 말했다. 여당 쪽 주장은 한 장관의 행보가 여당과 ‘교감’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원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장관들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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