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정원 수요조사는 불공정, 여론에 굴복 말고 필수·지역의료 살려야"

아시아투데이 지환혁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21일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졸속·부실·불공정 조사'로 규정하고, 비과학적 조사결과를 의대정원 확대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여론몰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정부의 수요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서 의협은 "적정 의대정원에 대한 분석은 의사의 수급 및 의료서비스의 질에 미치는 영향, 인구구조 변화, 의료기술 발전, 의료제도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종합적이고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에 진행된 정부의 수요조사는 과학적 분석은 온데간데없고, 대학과 병원이 원하는 만큼, 지역의 정치인과 지자체가 바라는 만큼이 의대정원의 적정 수치가 됐다. 이어질 형식적인 현장점검을 통해 정치적 근거를 과학적 근거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졸속으로 진행된 수요조사는 입시수혜를 바라는 대학 총장들과 이를 반대하는 의대 학장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했고, 아직 확정되지 않고,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은 숫자 발표로 우리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

의협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준비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의대정원 확대는 지난 2018년의 실패한 서남의대들만 전국에 우후죽순 난립하게 할 것"이라며 "정부가 고민하는 의대정원 정책이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되새기며, 정치적 외압이나 여론에 굴복하지 말고 진정으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주먹구구식 여론몰이 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정치적 논리가 아닌 과학적 근거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의대정원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현실에는 눈을 감고, 교육의 대상인 의대생들의 의견에는 귀를 닫고, 협상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는 배제한 정부의 편파적 수요조사와 독단적 결과 발표에 우리는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14만 의사들의 총의를 한데 모아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한편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과학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의대정원 정책으로 인해 향후 발생하게 될 의료·과학·산업 등 대한민국에 닥쳐올 위기와 미래세대로 떠넘겨버린 부담과 피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독선적 의대정원 정책을 강행한 이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광역시도의사회는 "전문가와 상의 없는 이러한 비상식적 막무가내의 일방통행이 지속될 경우 더 이상 의대정원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수 없다"며 "14만 의사들의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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