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맨 오른쪽 첫줄)가 지난 15일 극우정당 AFD 의원들에게 기후변화 기금 전용은 불법이었다고 설명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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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는 20일(현지시간) 정부가 600억유로(약 85조원) 규모의 예산 부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15일 과거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 예산 중 일부였던 600억유로를 기후변화 대응 예산으로 변경한 것은 헌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결정했다.
독일 기본법은 부채가 국가의 GDP 대비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상황은 ‘긴급 위기’ 상황으로 분류돼 예외가 허용됐는데 기후변화는 공식적인 위기 상황으로 분류되지 않은 만큼 펜데믹 예산을 전용할 수 없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앞서 독일 정부는 2021년 남은 코로나19 예산을 기후변화 기금으로 바꿨다. 이 기금은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쓰이거나 전기차 프로젝트, 철도 현대화 등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헌재는 이를 무효라고 결정하면서 각 연도 예산안에 대해 각각 연방의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한 경제안정 기금과 기후변화 대응 기금 등에 수백억 유로가 흘러나간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자민당)은 올해 헌법의 예외 규정 활용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어떤 사유로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당초 예산안이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낸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소속 마티아스 미델베르크 원내대표는 “신호등 연립정부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부채제동장치를 준수할 수 있는 수준까지 삭감한 수정안을 내놓되, 실제 부채조달 규모를 다시 추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안과 관련해선 “특별재원이나 경제안정 지원 자금에서 지출이 규정대로 기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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