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강경파 한동훈 탄핵안 거론에 골머리 앓는 민주당
'추-윤 갈등' 기시감에 민주당 '불리한 판'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공격에 당 지도부와 다수 소속 의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경파의 공격이 오히려 한 장관의 몸값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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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공격할수록 정치력만 키워주는 거잖아. 당에서 그만하라고 말려도 말을 안 들어요."(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중심으로 꾸려진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와 당 지도부의 엇박자에 소속 의원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한 장관의 총선 등판설로 정치권이 술렁이는 가운데, 탄핵안을 거론하는 건 몸값을 더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21년 '추-윤 갈등'(추미애-윤석열) 기시감 속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점쳐지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장관 후임 후보자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가 하면, 한 장관이 대구에서 3시간가량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응하는 등 사실상 정치인에 준하는 행보를 보이면서다. 다만 한 장관은 총선 출마 요구와 관련해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한 장관 등판을 두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 장관이 보수층에서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은 건 사실"이라며 "지지층 결집에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은 수도권 싸움인데, 한 장관이 선거에서 경쟁력이 있는 인물인 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는 한 장관 총선 역할론을 평가절하하며 '무시' 전략에 나섰다. 한 장관을 굳이 언급해 몸집을 키워주지 말자는 것이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장관이 (선거에) 나와주는 게 민주당에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며 "한 장관은 짝퉁 윤석열 같은 느낌이라, 국민적 지지와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지난 16일 MBC <김종배 시선집중>에서 "장관의 언행을 보면 애정 결핍이 있는지, 끝없이 관심을 갈구하는 스타일인데 세상이 본인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 속에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분한테는 악플보다 무플이 훨씬 더 무섭지 않을까, 오히려 무관심이 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용민(사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태스크포스(TF)가 검사 범죄대응 TF이지만, 한 장관 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은 상태라, 한 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도 검토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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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로 구성된 검사범죄대응 TF가 한 장관 탄핵안을 거론하면서 지도부 대응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앞서 TF 팀장을 맡고 있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저희 태스크포스(TF)가 검사 범죄대응 TF이지만, 한 장관 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은 상태라, 한 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도 검토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초선 의원은 "말려도 말을 안 듣는다"라며 당내 상황을 전했다.
민주당의 계속되는 검찰을 향한 공세에 한 장관은 지난 17일 "민주당은 내부 교통정리를 먼저 해야 될 것 같다"고 반격했다.
일각에서는 '추-윤 갈등' 기시감 속 이대로라면 민주당이 불리한 판에 놓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수민 평론가는 통화에서 "추-윤 갈등에 비해 에너지는 약하겠지만, 양상이 다소 비슷할 수도 있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민들에게는 민주당이 한 장관을 오히려 선거로 떠밀어 준 것 아니냐는 인식이 크게 생길 수 있다"며 "탄핵은 여론을 많이 의식한 빌드업 과정이 중요한데, 제3자가 보기에는 그냥 민주당이 한 장관이 싫어서 결론을 정해놓고 탄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클 것"이라고 지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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