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 깎아주는 것보다 효과 훨씬 커”
지원 규모 관건…野 ‘횡재세’ 1.9조원 추산
20일 금융지주회사들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상생금융’ 방향은 ‘코로나19 이후 고금리로 고통받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직접 낮추고 체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렴된다.
대화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김주현(왼족)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3.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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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높아진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체감할 수 있게 덜어주냐는 것인데, 은행들이 준비하고 있는 방안 가운에 ‘이자 페이백’ 제도가 눈에 띈다. 대출 실행시 우대금리를 줘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나 이자 자체를 깎아주는 이자 감면 제도 등이 기존에도 있다. 하지만 이자 페이백은 이미 낸 이자를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체감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 은행권 설명이다.
특히 금리가 정해져 있는 정책 대출 상품의 경우 은행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춰주지 못하기에 페이백 형태로 지급될 수 있다.
이달 초 선제적으로 방안을 발표한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안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하나은행은 다음달부터 코로나19로 원금 또는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6개월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중신용 소상공인 대상의 희망플러스 보증부 대출 고객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 대출 자영업자에게도 이자 캐시백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도소매업과 외식업 기업대출 고객에게 대출 잔액(최대 1억원)의 1%인 100만원(최대)을 매달 계좌로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2년 만에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최대 폭 증가 - 10월말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 2023.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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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내년도 ‘상생금융 패키지’에 정책 대출 상품 이용하는 소상공인 대상으로 금리의 2%포인트를 돌려주는 캐시백 제도를 담았다. 우리은행도 코로나19로 연체 발생한 소상공인의 이자 면제와 청년 전용대출의 이자 캐시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똑같은 이자 감면 제도이지만 고객 입장에선 현물로 받는 것이 더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다 보니 최근 은행권에서 캐시백을 새로운 방안으로 내놓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간담회에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차주의 과거 발생한 이자에 대한 지원보다는 향후 발생하는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관건은 이번 지원 방안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질 것인가이다. 정부가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을 요구한 만큼 정책 대출 상품 외에도 보증서 대출 등 은행에서 심사가 이뤄지는 자영업자 대출 등에도 캐시백 제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금감원, 금융지주회장단과 간담회 -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 위원장, 이 금감원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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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후 질의응답에서 “구체적인 금액은 안 나왔으나 국회에서 논의되는 횡재세 규모에 대해선 지주회사들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재세’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 안에는 올해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1조 9000억원의 횡재세가 걷힐 것이라는 계산이 담겼다.
신융아·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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