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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진짜'로 펼치는 오징어게임…참가자들 '죽은 척'하며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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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쇼 '더 챌린지' 22일 공개…상금 456만달러 놓고 경쟁

연합뉴스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린아이 모양의 거대한 인형 '영희'가 서 있는 세트장에 노랫소리가 흘러나오자 녹색 운동복을 입은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향해 달린다.

오는 22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Squid Game: The Challenge) 1회의 한 장면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온라인 시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의 초반 회차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본떠 제작했다. 오프닝에는 '황동혁 각본 및 감독의 오징어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는 자막이 표기됐다.

미국의 스튜디오 램버트 등이 제작한 이 리얼리티 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 자격은 '만 21세 이상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며 올해 초 영국에서 촬영을 마쳤다.

참가자들이 각자 승합차에 올라타는 장면부터 게임이 펼쳐지는 거대한 규모의 세트장, 참가자와 진행 요원들의 선명한 녹색과 분홍색의 의상까지 모두 드라마를 그대로 재현했다.

세트장에 처음 도착한 참가자들은 "맙소사", "이거 진짜잖아", "끝내준다"며 제각기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대학생, 택배 기사, 마케팅 코디네이터, 이삿짐센터 사장, 보호관찰관 등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게임이 참가했다. 어머니와 아들, 절친한 친구끼리 함께 참가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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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첫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였다. 한국어로 노래가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듯 일제히 움직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아 움직임을 멈추지 못하고 대거 탈락한다.

참가자들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팬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게임 규칙을 미리 숙지하고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물론 게임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게임인 '달고나'에선 드라마에서 배우 이정재가 했던 것처럼 달고나를 침으로 녹이려는 참가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제작진은 탈락자가 나오면 총소리 효과음을 재생하고 동시에 탈락한 참가자의 상의 안쪽에서 검은 색소를 터뜨려 총알에 맞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

참가자들은 탈락하면 마치 실제 총알에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 쓰러져 게임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깊이 몰입했다. 일부 참가자는 탈락한 뒤 눈물을 흘렸다.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영어지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같은 한국어 명칭은 그대로 사용했다. 세트장 곳곳에 '엘리베이터', '출구', '처리실' 등의 한글도 눈에 띄어 원작 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참가자들은 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가까워진 사람들끼리 연합을 맺기도 했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연합은 '깐부 연합'이라는 이름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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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모든 게임이 드라마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드라마와 아예 다른 게임을 배치해 참가자들의 허를 찔렀고, 운이나 사회성에 좌우되는 요소를 곳곳에 넣어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할 수 없게 했다.

특히 게임이 벌어지지 않는 시간에 '시험'이라는 요소를 도입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참가자가 다른 사람을 탈락시킬 수 있도록 해서 긴장감을 높였다.

막대한 상금도 게임에 현실감을 더했다. 드라마 속에서 456억 원을 걸고 경쟁했듯이 리얼리티 쇼에서도 456만 달러(약 59억 원)의 상금을 걸었고, 한 명이 탈락할 때마다 1만 달러씩 상금이 늘어나는 것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별도의 출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우승하면 상금을 가져간다. 456만 달러는 종전에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최대 규모의 상금이다.

전반적으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요소를 착실하게 가져왔지만, 동시에 일반인 출연자들의 사연에 집중해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리얼리티 쇼의 어법도 구사했다.

화면에 잡힌 일반인 참가자의 인터뷰를 수시로 교차해 그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게 했고, 일부 참가자는 회차가 거듭할수록 강한 개성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같은 구성은 중반부에 접어들어 다소 전개를 늘어지게 하는 효과도 낳았다.

4∼5회에는 게임이 진행되지 않고 '시험'을 통해서만 몇몇 참가자가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끼리 반목하는 모습이 각 인물의 인터뷰와 함께 길게 다뤄져 전개가 다소 지지부진하다는 인상을 줬다.

10부작인 이 프로그램은 22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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