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인근 대피소에 머물러 있어…"전염병 등 보건 문제 우려"
신분증 확인하는 파키스탄 경찰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파키스탄이 지난 1일부터 자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을 추방한 가운데 지금까지 34만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파키스탄을 떠났다고 아프간 탈레반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30만명의 아프간인이 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갑작스러운 인구 유입이 심각한 보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은 난민위원회를 설치하고 파키스탄에서 돌아오는 아프간인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34만608명의 아프간인이 돌아왔으며, 이들은 대부분 국경 근처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WHO도 파키스탄 북서부 토르캄과 남서부 차만의 국경을 넘어 귀환하는 아프간인들을 위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WHO는 성명을 통해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에 대규모 추방이 이뤄지면서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를 비롯해 각종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귀환한 아프간인들 중 일부는 파키스탄 경찰이 재산을 강탈하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8년 동안 파키스탄에서 살았다는 자비흘라 씨는 최근 파키스탄 경찰이 자신의 집을 급습해 출국하라는 명령을 했다며 "경찰이 내 돈을 빼앗았다. 가족과 함께 떠나기 위해 가재도구를 팔아야 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 정부에 추방된 아프간인들의 자산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게는 수십 년을 파키스탄에서 살던 아프간인들이 한 달 사이 아프간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에서 파키스탄 내 축적했던 자산을 정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누루딘 아지지 탈레반 상무부 장관 대행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파키스탄 외무부가 자산 반환 방법과 관련 '세부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달 3일 국내 불법 이주자들에게 자진 출국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지난 1일부터 집마다 돌며 서류를 갖추지 못한 불법 체류 외국인을 단속하고 있다.
이는 아프간인을 겨냥한 것으로 파키스탄에 거주하는 아프간인들은 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후 이주해온 이들을 포함해 440만여명에 달한다.
유엔은 200만명 이상이 서류를 갖추지 못한 불법체류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국제 인권 단체들은 추방된 아프간인들이 심각한 생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추방 정책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파키스탄 떠나는 아프간 난민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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