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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웹툰 픽!]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꿈과 용기…'노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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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어린이에게 장래 희망을 묻는 사람은 많지만, 어른에게 이루고 싶은 꿈을 묻는 사람은 드물다.

대학에 가고, 직업을 갖고, 가정까지 꾸리고 나면 마치 더는 꿈도, 그것에 도전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듯하다.

'노인의 꿈'은 어느새 쉰 살이 된 중년의 미술학원 원장 윤봄희와 그의 학생 81세 심춘애 할머니를 중심으로 꿈에 대해 다룬 웹툰이다.

연합뉴스

웹툰 '노인의 꿈'
[작가 SNS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봄희는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미술 교습으로 생계를 이어온 인물이다.

어릴 적 꿈꾸던 화가는 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꿈의 언저리에 매달려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새 자기 얼굴에 주름 패고, 매일 출근하던 학원 건물조차 낡아버렸다는 것을 깨닫고는 묘한 쓸쓸함을 느낀다.

그런 봄희 앞에 춘애가 등장한다.

춘애는 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한 뒤에야 자신이 평소 좋아했던 미술을 배우겠다는 용기를 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딱 하나의 목표를 정했다. 바로 마음에 들지 않던 영정사진 대신 자신의 장례식장에 놓을 자화상 그리기다.

총 9번의 수업을 거치면서 둘은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깊게 이해하게 된다.

자신보다 서른 살은 많지만 사그라지지 않은 춘애의 용기와 의지를 보면서 봄희는 자신이 애써 미뤄뒀던 꿈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꿈을 찾아가는 사람은 이 둘만이 아니다.

술 마시는 것 말고는 취미가 없던 봄희의 아버지는 일흔이 넘어 기타를 배우고, 봄희의 의붓딸 꽃님은 전공이 아닌 서양화에 도전한다.

이들이 꿈을 이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각자 꿈을 갖게 되고, 긴 고민 끝에 용기를 내게 된 과정에 대해 주로 다룬다.

연합뉴스

웹툰 '노인의 꿈'
[네이버시리즈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주로 10∼30대의 이야기를 그리는 여타 웹툰들과 달리 나이가 지긋한 인물들을 중심에 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인공 봄희를 비롯해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다가 직장인으로 일하는 그의 남편, 아파트 경비원인 아버지, 자식 경조사에 손님이 적을까 걱정하는 빵집 주인 등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40∼80대의 중장년, 노년층이다.

이들은 빠르게 바뀌는 문화에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주위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자신들이 사회에서 조연으로 전락한 것처럼 행동한다.

그저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한 삶이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일찌감치 이를 이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엄마, 어딘가의 회사원 같은 역할이 아니라 오롯이 자기 이름 석 자를 남길 무언가를 찾지 못해 허탈함도 느낀다.

이처럼 비슷한 듯 다른 중장년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들의 고민을 섬세하게 그렸다.

눈이 내리는 겨울을 주요 배경을 삼았지만, 작품 전반의 분위기는 따뜻하다.

작고 반짝이는 것이 수없이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에 눈과 벚꽃, 별을 좋아한다는 작중 봄희의 대사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반짝이는 꿈들이 이 작품을 아름답게 빛내는 듯하다.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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