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5 (수)

가자 지구 이목 쏠린 사이 시리아도 총성…"민간인 66명 사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러시아-시리아 정부군, 반군 근거지 폭격…
"2020년 튀르키예-러시아 휴전합의 유명무실"

머니투데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에 위치한 야무크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시리아인들이 모여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에 쏠린 가운데 중동 화약고 시리아에서도 총성이 들리고 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이 분쟁지역 반군 근거지를 폭격해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시리아에서 긴급구조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단체를 인용,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동서부 지역 이들리브, 알레포 인근 지역을 폭격해 어린이 23명과 여성 13명을 포함해 민간인 66명이 사망하고 27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들어 폭격이 다소 사그라들긴 했으나, 정부군이 유도미사일로 민간인 차량을 공격하고 있다고 시리아 민간구조대 화이트헬멧은 전했다. 화이트헬멧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봉사자들과 함께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단체다.

화이트헬멧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정부군이 유도미사일로 17차례 공격을 가해 구호활동에 나섰으며, 이 공격으로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또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 공격으로 이들리브, 알레포 인근 지역 1만2000명이 거처를 버리고 피난길에 올랐다.

러시아도 직접 공격에 가담했다.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은 지난 6일 이들리브에 위치한 군사용 드론 창고를 폭격했다.

이들리브와 알레포는 반군 핵심 근거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이후 튀르키예와 시리아 정부군은 이곳에서 다툼을 벌였다.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은 구 소련 시절부터 동맹 관계였던 시리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은 범시아파로 분류된다.

반면 친서방 성향인 튀르키예는 미국과 함께 알아사드 독재 타도를 주장하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왔다. 시리아 내 러시아 영향력을 억누르기 위해 반군을 밀어주는 모양새다.

당초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호 관계였으나, 2020년 2월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이들립 지역에 주둔해 있던 튀르키예군 33명이 사망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튀르키예는 '봄의 방패' 작전을 개시, 반격에 나섰고 양국은 2020년 3월 휴전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은 협정을 무시하고 수시로 반군 지역에 공격을 감행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시리아 북서부 지역 반군 수장인 무스타파 알 바루크는 알자지라에 "국제사회와 지역 정세에 따라 강도가 오르락내리락할 뿐 민병대를 상대로 한 알아사드 정권과 러시아, 이란의 군사행위는 하루도 멈춘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알자지라는 시리아 상황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3일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달 가자 지구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50차례 이상의 공격이 있었다. 미군은 배후로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지목, 보복 공격에 나선 것.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가장 밀접한 동맹으로서 시리아 내 이란의 위협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다마스쿠스 공항과 알레포 등지에 수많은 공습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미제라 아지지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 견해를 인용, 이란 무장단체가 시리아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에 대응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지지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아무런 저항 없이 존속할 수 있는 것은 미국 때문이라고 이란은 믿고 있다"며 "미국에 부담을 지워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중단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지지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항모전단과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추가 배치한 것도 이란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