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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대한상의 "중대재해법 확대적용 '시기상조', 추가 유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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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여수국가산단 전경.(여수시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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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을 5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 확대 시행하는 시기를 더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모호한 안전 조치 기준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대책을 마련하기에 비용 부담이 크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대기업 협력업체(하청)인 중소기업의 경영 차질은 국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지역상공회의소 22곳과 50인 미만 회원업체 64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내년 1월 확대 되는 중처법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응답이 89.9%라고 15일 밝혔다. 이 중 76.4%가 '별다른 조치없이 종전상태 유지'(39.6%)하거나 '조치사항 검토 중'(36.8%)에 있어 법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치를 취했다는 응답은 22.6%에 그쳤다.

중처법은 지난해 1월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됐고,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선 1년 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중처법을 시행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적용을 2026년 1월까지 2년 더 연장하는 법안이 계류 돼 있다.

중소기업들은 안전조치 기준과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중처법이 확대 시행될 경우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 하다고 주장했다. A업체 대표는 "대다수 소기업은 대표자에 의해 운영되는'원맨컴퍼니'라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갈 수 없어 사실상 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준비기간을 추가로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처법의 입법취지와 달리 중대재해 감축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사업주의 처벌만 강화됐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50인 이상 사업장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추이를 보면 중처법 시행 전인 2021년 대비 2022년 사망건수는 1.7% 감소에 그쳤다. 올해 3분기까지는 오히려 4.4%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법이 적용되더라도 재해 감소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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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이 중처법 대처가 어려운 이유로 '안전관련 법 준수사항 방대'(53.7%,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관리 인력 확보'(51.8%), '과도한 비용부담 발생'(42.4%), '안전지침 위반 등 근로자 안전인식 관리'(41.7%) 등 순으로 답했다. 중처법 의무 규정인 안전보건업무 담당부서 설치여부에 있어서도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기업이 7.2%에 그쳤다.

중처법 시행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관리 인식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안전관리 인식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95.5%가 '안전관리 신경 쓴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역할에 대해 △업종별 안전매뉴얼 배포(59%) △안전인력·인건비 지원'(49.8%) △안전투자 재정·세제 지원(47.6%)을 꼽았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 B씨는 "안전관련법이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 어디서부터 챙겨야 할지 여전히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토로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50인 미만 기업 내에서도 규모가 작을수록 재해사고 사망자수 편차가 큰 상황"이라며 "법 적용을 추가유예하고 중소기업들이 안전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 및 예방 중심 법체계로 바꾸는 법령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회원업체를 대상으로 중처법 수사사건 분석과 대응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를 다음달 6일에 개최한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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