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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우리 누나 생각나서…” 휴가 중 몰카범 잡은 김일병, 포상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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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 9일 서울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시민들을 불법 촬영하다 제25보병사단 김모 일병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불법 촬영 가해자(붉은 상의).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휴가를 나온 육군 일병이 서울 강남역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범죄자를 직접 붙잡아 포상을 받게 됐다.

15일 육군 등에 따르면, 육군은 제25보병사단 소속 김모 일병이 휴가에서 복귀하면 사단장 표창 등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제보 글에 따르면 생일을 맞아 휴가를 나온 김 일병은 지난 9일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계단을 올라가던 중 한 남성이 휴대전화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김 일병은 이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다른 여성에게 “이 사람이 몰카(몰래카메라)를 찍은 것 같으니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김 일병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으며 경찰 도착 후에는 진술까지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경찰의 확인 결과, 김 일병이 붙잡은 남성은 강남역에서 다수의 시민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는 글에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고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김 일병을 칭찬해 달라”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김 일병에게 포상 휴가를 줘야 한다” “휴가 중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며 김 일병을 칭찬했다.

김 일병은 군 관계자들을 통해 “오늘 아침 일어나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 와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이슈화된 것을 알게 됐다”며 “내 누나가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인으로서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항상 배워왔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다.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피해 여성분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군인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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