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시민들을 불법 촬영하다 제25보병사단 김모 일병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불법 촬영 가해자(붉은 상의).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
휴가를 나온 육군 일병이 서울 강남역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범죄자를 직접 붙잡아 포상을 받게 됐다.
15일 육군 등에 따르면, 육군은 제25보병사단 소속 김모 일병이 휴가에서 복귀하면 사단장 표창 등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제보 글에 따르면 생일을 맞아 휴가를 나온 김 일병은 지난 9일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계단을 올라가던 중 한 남성이 휴대전화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김 일병은 이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다른 여성에게 “이 사람이 몰카(몰래카메라)를 찍은 것 같으니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김 일병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으며 경찰 도착 후에는 진술까지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경찰의 확인 결과, 김 일병이 붙잡은 남성은 강남역에서 다수의 시민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는 글에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고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김 일병을 칭찬해 달라”고 적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김 일병에게 포상 휴가를 줘야 한다” “휴가 중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며 김 일병을 칭찬했다.
김 일병은 군 관계자들을 통해 “오늘 아침 일어나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 와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이슈화된 것을 알게 됐다”며 “내 누나가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인으로서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항상 배워왔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겼다.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피해 여성분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군인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