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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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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이은호,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몸값 올린다 [New 주인 찾는 보험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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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서 장기보장성 보험으로 체질 개선

3조 가치에 의견 분분…해외서 매수자 찾나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에 이어 KDB생명까지 매각이 중단되면서 나머지 보험사들의 매각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 주인을 찾는 보험사들, 그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롯데손해보험(대표 이은호)이 5년 만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다만,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매각 절차가 유찰되고 있어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최근 회사 매각을 위한 주관사를 JP모건으로 선정했다. JKL파트너스는 3분기 실적 집계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77%를 보유한 JKL파트너스는 ‘롯데’ 브랜드 사용기간이 끝나는 내년 8월 이전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전신은 1946년 설립된 대한화재해상보험(주)이다. 2001년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시멘트에 인수됐다.

그러다 2008년 대주그룹이 경영위기를 맞자 롯데그룹은 대주그룹이 보유한 지분 56.98%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대한화재에서 ‘롯데손해보험’으로 변경했다.

롯데는 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을 활용해 몸집을 키울 생각이었다. 그러나 국내 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자동차 및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 저금리 장기화 등에 규제까지 겹치면서 대형 손보사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7년엔 롯데그룹이 롯데지주를 설립했는데, 공정거래법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인수한 지 11년 뒤인 2019년 JKL파트너스가 3734억원을 들여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당시 시장에서 평가한 몸값이 1900억~2000억원보다 약 2배가량 비싸게 산 것이다.

그러나 롯데손해보험이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약 2300억원을 투입했음을 고려하면 오히려 롯데는 1400억원의 손해를 봤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지금까지 총 7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장기보장성보험으로 체질 개선…디지털 채널도 강화
롯데손해보험의 주력 상품은 퇴직연금이다. 롯데그룹에 편입되어 있던 시절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독점적으로 위탁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퇴직연금 절반가량이 롯데 계열사 물량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올해 새롭게 도입된 IFRS17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다. 장기보장성보험을 많이 판매해야 보험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JKL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오른 이후 롯데손해보험은 보장성 보험 확대를 위해 판매조직과 사업비를 늘려왔다. 그 결과 원수보험료 내 장기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50%대에서 올 상반기 83%로 커졌다.

디지털 채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엔 고객들이 보험상품을 쉽고 간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앨리스’를 출시했다. 플랫폼에선 ‘미니뇌심보험’, ‘키즈보험’ 등 건강보험부터 ‘캠핑차박보험’, ‘골프보험’ 등 미니보험까지 다양한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 16종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 측은 “대주주 변경 이후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어진 내재가치 중심 경영 성과가 올해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내재가치가 우수한 장기보장성 보험 등 이익 확대 기반을 지속 넓히고, 수익성과 건전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몸값 3조?” 기업가치 의견 분분
JKL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매각가는 2조7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이 약 7300억원임을 고려하면,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원수보험료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몸값이 너무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의 시장 점유율은 2.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불안정하다.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 인수 이후 2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2021년 123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해 628억원의 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엔 순이익 1130억원을 거두면서 실적을 개선시켰다.

그러나 올해 IFRS17이 도입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실적 잔치를 벌였던 만큼 상반기 실적을 믿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손보사 모두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롯데손해보험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3분기 실적이 발표되어야 정확한 몸값이 책정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2조7000억원~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상장 주요 손보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가정을 적용하면 1조2000억원~2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보험사들의 매각이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 몸값이 더욱 낮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G손해보험은 지난달 진행된 두 번째 매각에서도 사모펀드 한 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유찰됐다.

KDB생명은 다섯 번째 매각에서 하나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결국 하나금융이 최종 인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매각이 중단된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ABL생명에도 사모펀드인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PE 등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인수를 포기면서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오자, 업계에선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에 참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가가 높은 만큼 자본금이 충분한 금융지주사들이 나설 것이란 의견이다.

금융지주사 중에선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 참전 가능성이 예상된다. 그간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1순위로 두고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축은행과 함께 증권사, 보험사 등 적당한 매물이 있으면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8월 “증권사 인수는 추진하겠지만, 보험사 인수계획은 없다”고 밝힌 지 두 달만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9월 런던 IR 행사에서 “현재 보험사 가격이 높은 데다 적당한 손보사 매물이 없다”라며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이익 상승은 당장 인정하기 어렵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JKL파트너스가 주관사로 JP모건으로 선정한 것을 두고 해외에서 매수자를 찾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높은 매각가에 금융지주의 관심이 줄어들자, 적정한 몸값을 평가받을 수 있는 해외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평가액도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사시킨 경험을 가진 JKL파트너스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최근 국내 보험사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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