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업계 1위 굳히기…고객관리 시스템 강화
조영순 본부장 “글로벌 분산·장기 적립투자 핵심”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지난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증권사로의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전략 차별화에 나섰다. 4대 은행의 디폴트옵션 성과와 중점 추진 사항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퇴직연금 명가’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운용 전략을 차별화하고 상품을 다변화한 결과 퇴직연금 수익률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특히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을 끌어올리며 시장 우위 선점에 나섰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디폴트옵션 대상인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 기준 각각 9.48%, 8.37% 수익률을 기록해 5대 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원리금 비보장 DC형 수익률의 경우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원리금보장형 역시 DC형에서 3.76%의 수익률을 나타내 선두를 차지했다. IRP 수익률의 경우 3.35%로 2위에 올랐다.
조영순 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장은 수익률 성과의 배경으로 운용 전략 차별화를 꼽았다. 조 본부장은 “초장기 상품인 퇴직연금에서 꾸준한 장기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은행의 핵심 운용전략은 ‘글로벌 분산투자’와 ‘장기 적립식투자’”라며 “특히 해외 펀드를 포함한 우량 투자상품 비중의 확대를 위해 상품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손님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다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직접 편입 및 원금보존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은행권 퇴직연금 최초로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조 본부장은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IRP와 DC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 등을 목표로 도입된 제도인 만큼 적립금 운용에 있어 투자상품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가입자들의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 제도 도입 초기 단계로, 가입자의 디폴트옵션에 대한 이해도의 확산과 본격적인 수익률 경험을 통해 제도 안착을 하려면 일정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디폴트옵션에 포함되는 상품의 경쟁력을 확보 차원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이와 더불어 제도 도입 취지와는 달리 많은 손님들이 초저위험상품을 선택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인식 전환을 위한 안내를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수익률 개선 차원에서 고객관리를 위한 조직 운영도 강화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연금손님관리센터는 자칫 방치되기 쉬운 연금자산을 찾아 전문상담원의 맞춤상담을 통해 손님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운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연금 VIP 손님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은퇴상담과 전문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전국 5개소에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고객 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 본부장은 “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손님 관리 관련 대면 및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손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비대면 채널인 모바일에서 자기주도형 연금자산관리를 위해 제공하던 ‘하나 연금닥터 서비스’와 AI를 활용해 최적의 연금투자솔루션을 제공하는 ‘AI 연금투자솔루션’을 고도화하면서 양질의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면 채널의 경우 업계 최초로 찾아가는 컨설 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금컨설턴트’와 1억 이상 연금 VIP를 위한 전문 상담센터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확대하는 등 대고객 관리 조직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조 본부장은 “4분기는 특히 연말정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즌으로 기존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된 세액공제 한도에 대한 안내를 통해 더 많은 IRP 손님이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퇴직연금 사업부는 ‘손님의 노후 자산을 건강하게’ 라는 기치 아래 차별화된 손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한 번 가입하면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퇴직연금 자산관리의 특성상 전통적 자산관리 명가 하나은행의 차별화된 손님 관리 역량을 통해 손님이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내년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신상품을 선도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21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ETF를 출시했고 지난해 ETF 분할매수시스템, 올해 ETF 당일매매거래 등을 각각 도입했다.
또 은행권 최초로 원금보존추구형 ELB와 만기매칭형 채권형 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채권직접편입’을 도입하고 ‘월지급식 채권형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내년에도 업계 선도적인 신상품을 지속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디폴트옵션 적립금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는 저위험 이상의 투자성 디폴트옵션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하나은행은 다수의 디폴트옵션이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손님께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저·중·고위험의 투자성 디폴트옵션 1그룹 3개는 TDF, 2그룹 3개는 BF(자산배분형 밸런스드 펀드)로 구성돼있다.
조 본부장은 “내년에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추가 디폴트옵션 3그룹은 하나은행 특화상품으로 준비 중으로, 손님들께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선택지를 선보일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은행 내외 교육 강화와 양질의 자료 제공 등으로 디폴트옵션 제도가 건전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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