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구 朴사저 방문해 1시간여 환담
"TK 민심 붙잡고 신당 움직임 차단"
"유영하 등 친박 공천 얘기했나" 분석도
윤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이는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지 12일 만에 재회한 것이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환대했고,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하며 과거 국정운영 경험과 정상외교 등에 대해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권에선 보수진영 표심에 호소하고, 윤 대통령이 점차 가시화되는 이준석 신당 창당 움직임을 잠재우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이 TK(대구·경북) 민심이 심상찮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직 대통령이 자신이 수사해서 감옥에 넣었던 전직 대통령을 자주 보는 것은 그만큼 급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의원은 이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잦은 TK 방문은 유승민 전 의원 혹은 이준석 전 대표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제3신당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의도의 핵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자주 찾아뵙고 그런 뉴스를 전달해 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제공=대통령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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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총선 출마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내년 총선에서 여당 공천 자리에 '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몫'이 있다는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7일 KBS '더 라이브'에서 "우리 유 변호사가 내년 총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이 좀 많이 도와주세요 이런 식의 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해본다"며 "최경환, 우병우 이런 분들이 지역에서 내년에 국민의힘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이라든지 다른 연대 형식으로 대구, 경북에서 선택받게 된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내년 총선의 계획이 상당히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을 좀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자주 좀 만나시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기는 게 총선에서 과반 이상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똑같은 뜻일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도 정치인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의 부탁이 여당 과반 확보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하면 그런 부탁을 하는 것에 부담을 크게 느낄 것 같다. 그래서 아마 누구 해달라 이런 사적인 부탁을 많이 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8일 B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의 업적을 많이 참고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대한 리더십 거기에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 동정 이런 마음이 겹쳐서 자주 가보는 것 같다"며 "TK 지역 민심이 안 좋고, 또 소위 친박 계열 분들이 당내 혹은 당 바깥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텐데 이런 부분들을 막고 싶은 정치적인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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