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형사2부 이영진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24)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여자친구 B(24)씨와 교제해온 A씨는 다른 여자와 모텔에 갔다는 이유로 2022년 3월 8일 오전 3시 25분쯤 이별통보를 받았다.
A씨는 이별한 날로부터 열흘 뒤부터 닷새간 141회에 걸쳐 B씨에게 “바람을 피운 건 내가 아니라 너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남자 갈아타는 여자인데” 는 등의 내용의 전화·문자 등을 보냈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 것과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하지 말 것 등을 포함한 잠정조치 결정을 명령 받았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와 헤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보낸 메시지 등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이전에도 헤어진 연인에게 반복적으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 일부를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지만 아직 20대 대학생이고 이번 사건 범행 당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모친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연락하기도 했다. 이런 행위는 모두 스토킹 범죄에 해당함에도 원심에서는 무죄로 판단됐다”며 항소했다.
사건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 납득할만한 현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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