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산업 육성 위해 대규모 추경
보조금·반도체·국방에 대다수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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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고물가 대응과 반도체 산업 육성 등을 위한 13조1992억 엔(약 115조1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추경예산 대부분을 새 경제 대책에 투입해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줄이고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10일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을 결정했다. 이번에 통과된 추경안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의 31조6000억 엔, 2022년의 29조1000억 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추경 규모는 넘어선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부터 국민 생활을 지키고 구조적 임금 상승과 투자 확대 흐름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모았다”고 밝혔다.
추경한 금액은 대부분 경제 대책에 투입된다. 저소득 세대 보조금 지급에 가장 많은 1조8540억 엔(약 16조2000억 원)이 배정됐다. 세대별 직접 지원금 7만 엔, 전기·가스 요금 보조 등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임금상승이 고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 진흥책으로는 반도체 생산 설비 확대에만 총 1조5445억 엔(13조5000억 원)을 집중 투입한다. 군사 분야 예산도 비중이 크다. 방위장비 취득과 미군 관련 비용 등에 8130억 엔(7조1000억 원)을 사용한다. 교도통신은 “방위비로는 추경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했다.
이번 예산안은 20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국채 발행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추경예산의 70%가량인 8조8750억 엔(약 77조4000억 원)을 국채로 조달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추경 재원을 국채에 의존하는 구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면 일본 정부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세출 총액은 127조5804억 엔(약 1112조 원)이 된다. 마쓰노 장관은 재정 악화 우려에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재정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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