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없이 음성·제스처로 명령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이 개발한 AI핀이 손바닥에 투영한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를 변경하려면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동작을 취해야 한다. 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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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으시겠습니까?
셔츠 상단에 달린 사각형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인 '인공지능(AI) 핀'의 스피커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발신자가 궁금하면 손바닥을 펼치면 된다. AI핀이 쏘는 레이저가 손바닥에 비쳐 화면이 펼쳐지면서 전화를 건 사람을 알려준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톡톡 부딪치면 디스플레이 화면이 전환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다.
미국 AI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AI비서 'AI핀'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형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정사각형 모양의 AI핀은 스마트폰의 6분의 1 크기에 불과하지만 스피커와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다. 자석을 활용해서 옷깃에 부착한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대신 음성으로 명령하거나, 손에 비치는 레이저 화면과 제스처를 통해 기기를 작동한다. 휴메인은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받는 것 외에도 간단한 스페인어나 영어 음성 대화를 실시간 번역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최대 9시간까지 작동 가능하다.
휴메인은 2018년 애플 출신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AI 전문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디바이스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SK네트웍스의 미국 투자법인 하이코캐피탈, LG그룹의 VC(벤처캐피털) 부문을 담당하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대규모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기대주'로 꼽힌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선 휴메인의 'NO 디스플레이' 선택에 주목한다. 화면 없이 음성과 제스처로 동작하는 AI비서가 활성화되면 스마트폰 중독 현상도 완화하고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뉴욕타임스는 "스마트폰 이후의 기기에 대한 실리콘밸리의 거대하고 대담한 공상 과학"이라며 "스마트폰을 파괴하려는 휴메인의 야망은 대담하고 창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휴메인은 16일부터 미국 시장에서 AI핀의 주문을 받는다. 가격은 699달러(약 92만 원)로 이동통신사에 월 24달러의 데이터 이용료는 따로 내야 한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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