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탄’ 논란 일 듯
‘고발 사주’ 손준성 검사도 이원석 총장 “보복 탄핵”
이원석 총장 “보복 탄핵”
민주당은 이날 손 차장검사와 이 차장검사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탄핵소추안은 곧바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손 차장검사의 주요 탄핵소추 사유로는 고발사주 의혹이 적시됐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인사의 고발을 국민의힘에 사주했다는 것이다. 손 차장검사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당은 손 차장검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어겼다며 헌법,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탄핵소추안에는 “(손 차장검사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며 특정 정당에 유리한 고발장과 주가조작·검언유착 제보자의 전과 내역을 알 수 있는 실명 판결문 등을 전달했다”면서 “이는 ‘공정한 선거 방해’ ‘정당 민주주의 파괴’ ‘언론자유 침해’ ‘검찰의 선거 개입’ 등 자유민주주의와 형사사법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적시됐다.
이 차장검사의 탄핵소추안에는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들이 적시됐다.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가 국가공무원법,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검사는 검사 신분을 남용하여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처가 자택에서 일하는 직원 등의 범죄기록을 무단 열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녀를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 두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과 동료 및 선후배 검사들에게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예약에 특혜를 베푸는 듯한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이 차장검사는 수원지검에서 이 대표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이 대표 방탄을 위한 탄핵소추라는 역공의 빌미를 던져준 셈이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차장검사가 탄핵소추되면 수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원총회에서) 그런 우려는 없었다”며 “위법 행위가 분명하고 비위 혐의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정치적인 고려로 국회가 해야 될 일을 못하는 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희동·임홍석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함께 발의했으나 철회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다른 검사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을 통해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도중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검찰을 정치권력 앞에 무릎 꿇리고 길들이게 하기 위해 검사 탄핵소추권을 무분별하게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면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검사의 당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다.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이다. 당대표의 사법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 탄핵”이라며 “그래도 검찰을 탄핵하겠다면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탄핵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면 앞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들을 탄핵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탁지영·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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