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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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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호남’ 내건 국민의힘, ‘이준석 키워드’만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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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호남’ 키워드로 혁신 시도

이준석이 지분 가진 ‘표심’ 겨냥

진정성 없이 ‘어장 관리’ 비판도

경향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 위치한 청년퓨쳐파인더 현장을 방문해 청년창업가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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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연일 ‘청년’ ‘호남’ 키워드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모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정당 내에서 일정 정도 상징성을 확보한 영역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거리두기 상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의 최근 행보는 이 전 대표가 지분을 가진 ‘표심’만 겨냥해 “어장 관리”를 한다는 비판이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기조 비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관계 변화 등 이 전 대표의 요구를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퓨처파인더’ 현장에 방문해 청년 창업가들을 만났다. 김 대표는 “현장의 어려움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 보다 나은 창업 환경을 만들 것인가, 그런 목적을 갖고 찾아왔다”며 청년들과의 만남 취지를 설명했다.

전날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광주 하남산업단지를 방문해 ‘대유위니아 사태’로 피해를 본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여당이 청년층과 호남 지역 현안에 관심을 집중하는 듯한 행보다.

당 지도부만이 아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채널A에서 “비례대표 나이(대)를 내리자”며 3040 청년 공천 확대를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대중탄생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식 및 후원의날’ 행사에 참석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에 있었던 인연을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3호 혁신안에 “미래, 청년, 일자리” 등 키워드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선거 등에서 2030 남성의 지지를 대폭 받았고, 대표직 수행 기간에는 호남을 중시하는 이른바 ‘서진 정책’ 행보에 공을 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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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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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국민의힘에서 친청년·호남 정책 기조로 주목받은 이 전 대표와 당 주류가 화해하는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혁신위 1호 안건인 이 전 대표 ‘사면’안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인 뒤 관계가 나빠진 듯하다.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공격적 발언을 이어가는 중이고,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인사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인 위원장만 이날 “이준석이 (당내에서) 중책을 맡아 우리를 도와야 한다”(KBS 라디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당대표에서 축출한 과정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부 화해’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포함한 당 주류와의 화해가 쉽지 않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수직적 관계 개선, 윤 대통령의 정책·정무적 미흡에 대한 당 차원의 비판도 이 전 대표의 요구 사항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 전 대표 요구에 대해 당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준석 사태는 당 지도부가 초래한 건데 통합은 혁신위 소관이라는 희한한 논리는 수긍이 되나”라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어장관리하듯 간 보는 혁신은 통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던진 질문은 딱 한 가지, 대통령님을 포함한 우리 정부·여당이 그동안의 과오를 구체적으로 성찰할 수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지금보다 더 망하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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