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마중나온 朴과 시종 화기애애…尹·朴, 구원 털고 '보수 대통합' 나서나
尹대통령, 박근혜 前대통령 대구 사저 방문…12일만에 재회 |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12일 만에 다시 찾았다. 이번엔 서울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로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와 칠성시장을 찾은 직후 박 전 대통령의 달성군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사저를 찾은 뒤로는 첫 방문이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그중에서도 '콘크리트 지지층'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현직 대통령이 향한 것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보수 대통합'의 신호탄을 재차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이 본격적인 '신당 띄우기'에 나선 분위기도 이런 적극적인 행보에 작용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이날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했다. 처음부터 미소를 띤 악수로 서로를 향한 친밀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사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중동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데 대한 화답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사저 방문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했던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은 웃으며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
이날 만남을 두고 양측의 '구원(舊怨)'이 해소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16년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중형을 받았다.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을 향한 반감을 거두지 못하는 대목이다.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갈등의 불씨이기도 하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잦은 만남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주면서 이러한 균열을 적절히 차단해 나가고 있다는 게 여권 내부의 시각이다.
대구시민들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
나아가 윤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는 박 전 대통령과 관계 개선을 연결고리로 최근 다소 흔들리는 듯했던 대구·경북(TK) 민심에 구애하는 의도가 깔렸을 수도 있다. 최근 TK행이 잦아진 점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민생현장 행보' 일정 역시 하루 종일 대구에서 이뤄졌다.
특히 대구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칠성시장을 방문, 여러 점포를 일일이 찾아 돌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 전통시장 상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각별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또 두부, 청국장, 새우젓 등을 직접 구매하고 상인들과 '뭉티기 오찬'도 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이후 하락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영남권 지지율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7.0%포인트가 상승한 56.7%를 기록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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