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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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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인요한 만나 “처방은 잘했는데 환자가 약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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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회동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 위원장의 사무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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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에게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거냐,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방문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께 처음으로 건강보험을 제시한 분이고, 여야를 마음대로 넘나들며 많은 정치 경험을 갖고 계신 어른”이라며 “어른을 찾아뵙고 말씀을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약 40분간 김 전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사무실을 나왔다. 그는 기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이 1997년 IMF(외환위기) 때부터 양극화가 대두됐고 그게 여태까지 풀리지 않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거냐,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약을 먹어야 한다’는 표현에 대해 “정치 진단이고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환자”라며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표심이 뭐라는 걸 잘 인식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엔 아직도 그 인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위가 혁신안을 여러 개 만들어 냈는데 해당 의원들이 그에 순응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인 위원장은 답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당 대표와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두 단계나 있기 때문에 위원장으로서의 운신의 폭이 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용산(대통령실)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지, 그쪽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당이야 위(대통령실)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인데 변화가 있겠나”라며 “지금까지 처방의 약효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까 대통령의 얼굴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안 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에서 지난 3일 ‘권고’ 형식으로 제시한 ‘당 지도부·중진 의원, 윤석열 대통령 측근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상 국회의원이 공천을 스스로 포기한 예가 두서너 건밖에 없다. 그 사람들이 인생을 걸고 해왔는데 그걸 그만두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험지 출마라는 건 의미가 없다”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황교안 당시 대표가 종로구에 출마하면서 보수가 통합하면 승리한다고 했는데 이낙연 전 의원에게 22%포인트 차이로 졌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이준석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에서 열린 이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에 청중으로 참석했으나 별도의 만남은 갖지 못했다. 그는 오는 8일에는 대구에 내려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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