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이틀째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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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상승랠리는 하룻밤의 꿈이었나' '그 많던 공매도 잔고는 누가 다 해결했을까.'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급등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반락했다. '숏커버링(환매수) 효과는 다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쌓인 공매도 잔고는 이달 2일 기준 17조5260억원에 달한다. 코스피시시장 11조6622억원, 코스닥시장이 5조8638억원으로 집계됐다.
덕분에 공매도 금지 첫날 숏커버링이 대규모로 이뤄지며 코스피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와 숏커버링 장세는 일일천하로 마무리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3% 하락한 2443.96에 장을 마쳤다. 특히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7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순매도(1018억원)로 돌아섰다.
공매도 잔고 변동은 파악하는데 3일 정도 시차가 있어 외국인의 숏커버링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2조원 가량 잔고가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연초 대비 늘어난 수준에서 급격히 빠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피에서 공매도 잔고는 연초 9조3606억원에서 약 2조원, 코스닥에선 2조8238억원에서 약 3조원이 확대됐다.
아직 공매도 잔고가 10조원 가량 남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업계에는 '숏커버링 효과'가 지난 6일 마무리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숏커버링 효과가 하루 만에 끝났다고 할 순 없지만 급한 수요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매도 금지 효과는 보통 2~3주에 걸쳐서 시장을 6% 정도 움직이는데 지난 6일 5%가 움직였다. 공매도 금지 효과가 하루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10조원이 넘는 공매도 잔고 때문에 3~6개월까진 숏커버링이 들어올 것"이라면서도 "숏커버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향후 거래량 감소와 외국인의 '코스피 엑소더스(탈출)'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매일 7000억원 정도 거래되던 공매도가 사라진 셈이다.
이효섭 실장은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선물·옵션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많아지면서 선물·옵션 만기일에 주가지수가 급락할 수 있다"라며 "공매도 시장보다 더 큰 파생상품시장에 풍선효과처럼 큰 왜곡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전날 숏커버링 기대감에 고용지표 둔화 등 이벤트가 겹치면서 지수가 올랐지만 업황이나 기업가치 등 시장의 펀더멘털이 좋아진 건 아니다"며 "시장에서 완충장치로 활용되던 공매도가 없어지면서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증시 전문가는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 것이 투자심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또 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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