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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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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도4’ 감독+마동석 영화도 넷플릭스 직행… 영화계는 여전히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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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원대 영화 '황야' 극장 개봉 않기로
코로나 종식 후 완성작 넷플릭스 첫 직행
최근 한국 영화 흥행 부진 영향 있는 듯
한국일보

마동석이 출연한 영화 '황야'가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로 직행한다. 빅펀치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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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의 새 영화 ‘황야‘가 극장을 거치지 않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로 직행한다. 코로나19 시기도 아닌데 한국 영화 기대작이 OTT로 바로 향하자 극장가를 중심으로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황야’는 대재난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생존을 두고 벌이는 다툼을 그린다. 마동석과 이희준 이준영 노정의 등이 출연했다. 영화 ‘헌트‘(2022)와 ‘범죄도시’ 시리즈 등의 무술감독으로 유명한 허명행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허 감독은 ‘범죄도시4’의 메가폰도 잡아 내년 공개 예정이다. ‘황야‘의 제작비는 100억 원대로 추산된다.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다. 마동석이 설립하고 '범죄도시' 2~4편을 만든 영화사 빅펀치픽쳐스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함께 제작했다.

‘사냥의 시간’과 ‘콜‘(2020), ‘승리호’(2021), ‘20세기 소녀’(2022) 등 이미 완성된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바로 공개된 적은 여러 차례 있으나 모두 코로나19 시기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극장 좌석을 100% 활용할 수 없던 때였다. ‘카터‘(2022), ‘길복순’ ‘정이‘ ‘발레리나’(2023) 등은 기획 단계부터 ‘넷플릭스 영화’였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후 극장 상영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로 바로 향한 완성작은 ‘황야‘가 처음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획할 때부터 OTT 직행까지 염두에 두고 영화를 준비해 왔다”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과 동시에 만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황야’ 구입가는 밝혀지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일반적으로 제작비의 10~20% 정도를 추가 비용으로 주고 미개봉 영화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장가는 ‘황야‘의 넷플릭스 직행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범죄도시4’ 감독과 현재 가장 눈길 끄는 배우가 협업하고 만만치 않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가 극장 개봉을 아예 외면해서다. 마동석은 최근 출연작인 ‘범죄도시’ 2, 3편이 관객 1,000만 명 이상을 잇달아 동원했고, 마블 영화 ‘이터널스‘(2021)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 대형 멀티플렉스체인 관계자는 “관객이 극장에서 ‘황야’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아쉽다”며 “비슷한 사례가 더 생길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야’의 넷플릭스 직행은 최근 한국 영화 흥행 부진과 관련 있다. 지난여름 시장에서 한국 영화 ‘빅4’로 일컬어지던 화제작 ‘밀수’(514만 명)와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 명), ‘비공식작전’(105만 명), ‘더 문’(51만 명)이 예상보다 적은 관객을 모아 영화계에 충격을 줬다. 추석 연휴에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1만 명)과 ‘1947 보스톤’(99만 명), ‘거미집’(31만 명)이 선보였으나 신통치 못한 흥행 성적으로 3편 모두 손익분기점(극장 기준)을 넘지 못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극장용 영화가 극한의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제작비 4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을 관객 80만 명에 맞춰 영화 제작을 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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