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소득급감' 아프간 농민들에 인도주의적 지원 시급"
2022년 3월 아프간 칸다하르 외곽 양귀비 재배 밭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집권세력 탈레반의 양귀비 재배 금지로 재배 면적과 아편 생산이 95% 급감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2021년 8월 재집권한 탈레반이 이듬해 4월 양귀비 재배를 금지한 결과 이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양귀비는 아편과 헤로인 원료로 쓰이며 아프가니스탄은 그동안 세계 최대 아편 및 헤로인 공급지 역할을 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귀비 재배 면적이 2022년 말 23만3천ha(헥타르·1㏊=1만㎡)에서 2023년 1만800ha로 95% 줄었다.
이에 따라 아편 생산량도 영향을 받아 2022년 말 6천200t에서 2023년 333t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출 가능한 헤로인의 올해 생산량도 24∼38t으로 추산돼 지난해 350∼580t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UNODC는 그간 양귀비 생산에 주로 의존해 고소득을 올린 아프간 농민들이 재배 금지로 수익성이 훨씬 적은 대체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도 짚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13억6천만달러(약 1조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농민의 소득은 올해 1억1천만달러로 92% 급감했다.
가다 왈리 UNODC 집행이사는 "오늘날 아프간 농민은 (양귀비 재배 금지에 따른) 소득감소 충격을 흡수하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왈리 이사는 "면화와 밀 등 다른 작물 재배를 위해선 (양귀비 재배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이 필요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는 3년 연속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귀비는 다른 농작물보다 물이 적게 필요하고 심은 뒤 5개월 후 수확할 수 있는 '고소득' 작물이다.
아프간 내무부의 마약담당 부서는 UNODC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양귀비 재배 면적 감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아편 생산과 사회경제적 통계는 위성 사진과 기존 자료에 의존한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차 통치기(1996∼2001년) 때인 2000년에도 양귀비 재배를 금지해 생산량이 90%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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