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우보세]토종 OTT, '공룡'과 싸우려면

머니투데이 변휘기자
원문보기

[우보세]토종 OTT, '공룡'과 싸우려면

속보
金총리, 밴스 美부통령 회담…"한미관계 발전 논의"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티빙 CI

티빙 CI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스트리밍+플레이션)'이 본격화됐다.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용자 수 1위인 넷플릭스는 한국 이용자들에게 한 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5000원을 더 내라"고 요구한다. 이미 미국·영국에선 10월 하순부터 구독료를 올렸는데, 조만간 한국에서도 뒤따를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에서 기존에 월 9900원 단일 요금제를 운영했는데, 이달부터 9900원 '스탠다드'와 1만3900원 '프리미엄'으로 나눴다. 화질과 동시 스트리밍 가능한 기기 수 등 요금제 조건을 뜯어보면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다. 또 약관을 개정해 계정 공유 금지의 국내 도입을 예고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작년 4분기 39.6%) 사업자고, 디즈니플러스(10.2%, Parrot analytics) 역시 핵심 플레이어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장소와 시간의 제한 없이 영화·드라마·예능 등을 즐길 수 있는 OTT 시장을 개척, TV와 극장 등의 전통 매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거대 자본력과 막강한 IP(지식재산권)을 앞세워 경쟁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들이 주무대인 미국 못지 않게 주목하는 시장이 바로 한국이다.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 인기작 '오징어게임'을 만들어내고, 올 하반기 디즈니플러스의 최고 히트작 '무빙'을 빚어 낸 제작진과 배우가 모두 한국 콘텐츠 산업의 역량을 과시하는 성과다. 더욱이 한국은 자국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붙어볼 만한 '토종 OTT'를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한곳이다.

K-콘텐츠 산업은 2020년 기준 수출액 119억달러로 이미 가전제품(73억달러)과 디스플레이 패널(41억달러)을 추월한 국가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콘텐츠 산업의 두 축인 '제작'과 '플랫폼'은 어느 한쪽도 소홀히 여길 수 없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의 핵심인 OTT를 글로벌 사업자에 내준다면 K-콘텐츠 산업은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도 유통은 넷플릭스에 매달려야 하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하지만 토종 OTT의 현실은 팍팍하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3사의 영업적자 한계는 2020년 385억원에서 지난해 2964억원으로 7.7배가 됐다. 콘텐츠 한 편을 만들면 전세계 2억5000만 가입자에게 선보이는 넷플릭스와 수백만 구독자의 토종 OTT 간 대결은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늘어나는 적자를 비판하기보다는 '글로벌 공룡'과 정면승부해 온 토종 사업자들의 안간힘이 대견해보일 정도다.


티빙은 12월부터 구독료를 약 20% 가량 올린다. 내년 1분기엔 광고요금제를 내놓는다. 다만 가격만 올린 글로벌 OTT와 달리 티빙은 '베이직' 이용자 프로필을 확대하고 실시간 채널을 무료 제공하는 등 이용자 혜택도 신경썼다. 콘텐츠 투자의 기반인 수익성을 개선하, 이용료 부담이 커진 구독자도 달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글로벌 OTT와의 힘겨운 싸움을 지속하려는 최소한의 '실탄 장전'이다. 볼 만한 경쟁이 계속되길 기대한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