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방 의료 수요↓…시장 포화 상태"
한대협 "한의대 위축 안 된다" 반대 표명
대구한의대 한의예과 학생들. [사진=대구한의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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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보건복지부 주재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지방의 한의대 중 원하는 곳을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과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둔 대학의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홍 회장은 지방 한의대 중 원하는 곳을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과 관련해 "지방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면 지방의 사립 한의대 중 원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위기의 지방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린다는 취지로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방 한의대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재 연간 800명 가량(정원 외 입학 포함)인 한의대 입학 정원 중 일부를 17년간 3058명으로 묶여온 의대 정원에 더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에 한의대가 있는 대학은 총 12개교로, 경희대·가천대를 제외한 10곳이 모두 지방에 있다.
홍 회장이 제안한 한의대를 활용한 또 다른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은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경희대·동국대·부산대·원광대(4곳)에서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들 한의대 4곳에서 한의대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인 40명을 뺀 나머지 정원을 의대로 합치면 의대 정원은 160명 늘어나게 된다.
한의계가 한의대 정원 축소 입장을 밝힌 것은 국내 한방의료 수요가 줄면서 시장이 포화에 달했다고 보고 있어서다.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급된 진료비 중 한방 의료 비중은 2014년 4.2%에서 지난해 3.1%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의협 "한의대 정원 일부 의대로" 발언에 의협은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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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도 한의대 입학 정원 중 일부를 의대 정원으로 돌리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의사와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한의사 수를 줄여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의사와 한의사는 ▲고령화 시대 만성질환자 증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도입 ▲코로나19 팬데믹 등 보건의료 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으로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 등을 두고 의료계 곳곳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한의대 정원을 축소해 늘리자는 것이 그간 의협의 주장이기도 하다. 의학과 한의학 이원적 의료체계로 인한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등을 해소하려면 의료를 일원화(의과대학 교육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한의대학장협의회는 "한의대가 위축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의대 정원 일부를 의대로 넘기는 방안을 반대하고 있다. 한의대학장협의회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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