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3개월 연속 감소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3.10.24.

미국 달러화 강세에 더해 추가적인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과 7월 두달 연속 늘었다가 8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이어지는 건 중국 등 기타통화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와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 변동성 완화조치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10월 중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0.5% 하락했다. 호주 달러화도 같은기간 0.4% 평가절하됐다. 일본 엔화도 0.1% 가치가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이들 통화를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당국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나선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에 따라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99억8000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26억달러 줄었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4억5000만달러)은 1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특별인출권(SDR)은 3000만달러 줄어든 147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예치금(188억7000만달러)은 한 달 전보다 14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4141억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3조1151억달러)으로 8월 말보다 450억달러 줄었다. 이어 △일본(1조2372억달러) △스위스(8184억달러) △인도(5877억달러) △러시아(5690억달러) △대만(564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93억달러) △홍콩(4157억달러) 등 순이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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