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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유족 “누구도 최선 다하지 말라는 선언”…대법 판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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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지휘부 모두 ‘무죄’에 “법원 본연의 책임 망각”

한겨레

세월호 참사 9년 만에 해경 지휘부에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들머리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 참사대응 티에프(TF) 등 세월호 단체 활동가들이 이번 결정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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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관련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등 해경 지휘부가 2일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 단체는 “재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최선을 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대법원이 선언한 것”이라며 대법원 결정을 규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 참사대응 티에프(TF) 등 세월호 단체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묻고 진상을 밝혀야 할 법원 본연의 책임을 망각한 대법원의 판결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지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해경 지휘부 9명에게도 모두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단체는 “해경 지휘부는 당시 세월호의 구체적 상황을 알기 어려웠고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보고되는 정보를 믿을 수밖에 없었으며 현장에 출동한 구조 세력에게 구체적인 지휘를 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해왔고 1, 2심 법원은 모두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해경 지휘부에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며 “대법원에선 이런 잘못된 판단이 시정될 수 있어야 했지만, 면죄부를 준 기존 판결을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판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자들에게 현장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준 것과 다름없다”며 “재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최선을 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04명의 국민이 죽었는데 구조에 모든 책임이 있는 해경 지휘부가 적절한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죄가 없다는 궤변 같은 판결을 그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겠냐”며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죄가 있는 것인지 어떤 잘못을 저질러야 죄가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발언했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상임활동가는 “이 재판의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그 어떤 재난 참사에 국가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절망을 안겨줬다”면서 “재난 참사 앞에 불능에 빠진 정부, 그 자체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정부의 책임은 점점 더 가벼워질 것”이라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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