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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공매도 門 닫히기 전 마지막 불꽃?…2차전지 ‘맹폭’에 개미지옥 되나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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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율 38.77%…1일 하루 공매도 금지

코스피·코스닥 2차전지株 공매도 ‘몸살’…직전 40거래일도 마찬가지

LG엔솔·에코프로비엠, 月평균 공매도 비율 상장 후 ‘최대’

불법 공매도 적발에 당국도 ‘공매도 중단’ 가능성…전문가 “순기능도 분명해”

헤럴드경제

[게티이미지뱅크,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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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 2300선이 거듭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는 ‘공매도’에 대한 일시적 ‘전면 중단’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금융 당국까지도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매도는 실제로 전면 중단 조치가 내려지기 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라도 하듯 고평가 논란에 장기간 조정장세를 보이고 있는 주요 2차전지주(株)를 대상으로 맹폭을 이어가고 있다.

LG엔솔,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율 38.77%…코스피·코스닥 2차전지株 ‘몸살’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일인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공매도 거래대금 최상위권에는 대형 2차전지주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대금 1위는 1080억원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율이 38.77%에 달했고, 공매도 거래대금이 2.6배 증가하며 주가는 4.81% 하락했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하루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가 금지되기도 했다.

2위도 코스피 시장 대표 2차전지 소재주인 포스코퓨처엠(647억원)이 차지했다. 공매도 비율은 22.13%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도 1위 에코프로비엠(552억원, 공매도 비율 27.16%)을 시작으로 2위 에코프로(538억원, 18.27%), 3위 엘앤에프(142억원, 14.95%)까지 2차전지 대표주에 대한 공매도의 공세가 강력했다.

이 같은 현상이 10월 31일 하루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거래대금 평균’을 살펴보면 곧바로 드러난다. 이 수치에서도 코스피에선 LG에너지솔루션(415억원)과 포스코퓨처엠(377억원)이 나란히 1·2위를, 코스닥에선 에코프로(573억원), 에코프로비엠(496억원), 엘앤에프(142억원)가 1~3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올 들어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조정세가 어느 섹터보다 강하고 길게 나타나고 있는 틈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놓치지 않고 달려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초 단합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초강력 순매수세로 ‘숏 스퀴즈(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단기간에 주식을 대량 매수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가 수차례 발생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조정장세가 당연한 것이란 인식이 확산 중”이라며 “고점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고평가란 인식 탓에 주가가 하락할 공간이 크다는 점도 2차전지주가 공매도 세력의 주 타깃이 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LG엔솔·에코프로비엠, 月평균 공매도 비율 상장 후 ‘최대’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보이는 최근 상황 속에 공매도 거래금액 규모는 주요 2차전지주 주가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7월에 미치진 못하고 있다.

다만, 조정장세에 따른 투심 약화로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대금 자체가 감소했지만, 공매도 거래금액의 감소 폭은 작다 보니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금액의 비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주요 2차전지주가 ‘공매도의 놀이터’가 됐다는 볼멘소리가 개미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거래금액 비율 월 평균치는 지난 9월 27.73%로 2022년 1월 상장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은 2차전지주 조정세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시점이다. 10월 역시 2위인 23.08%로 최고 기록에 육박했다. 지난 9·10월 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382억원, 462억원으로 최고치(7월 681억원)에 크게 못 미쳤지만 전체 거래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확연히 커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더 극명하게 나타난 종목은 에코프로비엠이다. 10월엔 공매도 거래금액 비율 월 평균치가 23.09%로 지난 2019년 3월 상장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평균 거래대금은 499억원으로 지난 7월 1153억원의 43.3%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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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19.10% 하락하며 ‘신저점’을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22.45%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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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 적발에 당국도 ‘공매도 중단’ 가능성…전문가 “순기능도 분명해”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초까지만 해도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공매도를 꼽은 투자자의 주장에 선을 그었던 금융 당국이 ‘공매도 중단’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관련 제도를 개선한 후 재개하는 것이 어떻냐는 여당의 의견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필요한 모든 제도 개선을 추진해보겠다”고 답하면서다.

그동안 공매도 필요성에 무게를 뒀던 당국 입장이 변화한 데는 금융감독원의 불법 공매도 적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최초로 적발했다고 지난달 15일 밝혔다.

다만, 시장은 공매도 이슈가 총선용 정치 이슈화되는 것에 강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가 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오래 연구한 한 전문가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폭을 부풀리는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 학계 주류의 견해”라며 “기업에게 불리한 정보가 있더라도 신속하게 적정 주가를 찾게 하는 가격 발견 기능 등 순기능이 분명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불법 공매도 근절과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 해결 등 제도 손질을 위해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중단하더라도 그 기간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공매도 금지가 외국인 이탈세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수급은 공매도 금지 자체보다도 대내외적 매크로 환경이나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산업 섹터의 업황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며 “공매도 문제 역시 ‘전면 중단’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제도 개선을 통해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해야 국내 자본시장의 오랜 과제로 꼽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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