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이틀간 가자 최대 난민촌 공습…
하마스 제거 목적이라고 주장하나 민간인 피해 상당해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전쟁범죄'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사령관 제거를 이유로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 팔루자(Falluja)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것이라며 난민촌에 대한 추가 공습을 확인했다.
IDF는 "자발리아에 있는 하마스 지휘통제 단지를 공격해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했다.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민간 건물 아래, 주변, 내부에 테러 인프라를 구축해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들을 향해 남부로 대피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자발리아 난민촌은 가자지구 내 최대 난민촌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1차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마스는 인질 7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아랍 국가와 유엔 등 국제사회는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맹비판했다. 유엔 인권 사무소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스라엘의 자빌리아 난민촌 공습으로 많은 민간인 사상자와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는 이것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불균형적인 공격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에 사무총장도 전날 "국제 인도법은 무시할 수 없는 명확한 규칙을 규정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22개 회원국이 소속된 아랍연맹(AL)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을 '신종 범죄'라고 비난하고, 국제사회가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10월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초토화 된 건물이 보인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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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은 이런 비판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평가를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그들(이스라엘)과 직접 논의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소통에서) 그들의 모든 활동, 군사작전에서 전쟁법을 준수하는 것이 우리의 기대라는 점을 계속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발리아 난민촌의 민간인 사망에 대해선 "민간인 인명 손실에 대한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커비 조정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정에 따라 이동하면서 가진 기내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습 질문에 "현장에서 벌어진 개별 사건에 반응하는 것은 조심하고 있다"며 공습과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지 않을 대화는 하나도 없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 측에 전쟁법 준수를 계속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CNN은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 난민촌 공격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적인 반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다"며 난민촌 민간인 인명 피해에 대한 미국의 추정치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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