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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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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한류 선진국… 케이팝 넘어 e스포츠·한국문학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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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장 인터뷰]
한국일보

최승진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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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한국의 위상은 남다르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린다. 식당에선 ‘연아’ ‘서연’ 등 한국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단 베트남인 직원들이 한국어로 손님을 맞이하고, 쇼핑몰에선 익숙한 케이팝(K-POP)이 흘러나온다.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은 올해 또 다른 30년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까운 문화 동반자 관계다. 지난달 21일부터 이틀간 호찌민에서 열린 ‘2023 한 ·베 우호 문화의 날’ 축제에는 역대 최다인 1만2,000여 명의 베트남인이 몰려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의 최승진 원장은 지난달 31일 “베트남은 한류 선진국”이라며 “커지는 한국 문화의 위상은 갈수록 깊어지는 양국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트남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은 2006년 동남아시아 최초로 개원했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 문화, 특히 ‘한류’로 통칭되는 대중문화에 관심을 가졌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인뿐 아니라 베트남 정부도 한국 문화산업 발전에 관심이 많다. 특히 올해 7월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가 하노이에서 콘서트를 한 뒤, 문화가 경제·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정부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을 통해 한국의 문화 정책 사례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문화 산업을 국내총생산(GDP)의 7%까지 키운다는 전략을 수립했는데, 한국이 베트남 정부·업계와 시너지를 낼 요소가 많을 것으로 본다.”
한국일보

케이팝그룹 블랙핑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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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다른 지역 사이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한국어다. 재외 한국문화원은 해당 지역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데, 베트남에선 이에 더해 한국어 관련 사업도 많이 한다. 대사관과 문화원이 주최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대표적이다.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학교와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해 열기가 굉장히 뜨겁다. 베트남과 한국의 경제 교류가 많다는 점도 문화 확산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통상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베트남에선 취업 등 이유로 했던 한국어 공부가 한국·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많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윤석열 대통령은 6월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한국어를 공부하며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문화예술 분야에서 꿈을 키우는 베트남 청년들을 만났다. 또 양국 학생들 간 교류를 위해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어를 잘하는 인재들이 통역·번역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언어를 바탕으로 과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향후 양국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 나아가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지면 양국 문화산업 교류도 한 단계 전진할 수 있다. 문화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문화원도 관심을 갖고 베트남 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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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항저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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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베트남에서 추진해 나갈 문화 교류는.

“그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가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부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한발 더 나아가 e스포츠와 한국 문학 등 한국이 강점을 지닌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할 예정이다. 이달 다낭에서 열리는 ‘게임주간’ 행사에는 한국의 게임 관련 대기업이 많이 참여한다. 베트남은 한국의 게임 산업에 관심이 많고, 한국도 베트남을 큰 시장으로 본다는 방증이다. 호찌민에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 크다. 한국 작가를 초청해 ‘작가와의 대화’ 등을 여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장르 다변화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문화 영토를 넓히려 한다.”


하노이=글·사진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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