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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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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김포 서울 편입 추진이 천공 때문?···음모론에 기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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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에서 천공 영상 틀고 근거 제시 없이 음모론 키워

“이런 주장 때문에 다른 주장도 힘이 확 떨어진다” 내부 비판

경향신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한 “경기도를 서울에 통합해야 한다”는 내용의 무속인 천공의 동영상을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보고 있다. 연합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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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김포시 서울 편입을 두고 ‘천공 연루설’을 주장하고 있다. 지도부 회의에서 천공의 영상을 틀고, 의원들이 연이어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여당의 ‘메가 서울’ 추진과 천공의 연관성은 전혀 증명하지 못하면서 음모론만 키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총선을 5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론을 내놓자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변 도시의 서울 통합론은 과거에도 있었던 주장이다. 천공 역시 서울 경기 통합론을 주장한 이들 중 한 명일뿐이다. 천공이 구체적으로 김포시를 언급한 것도 아니다. 여당 비판을 위해 음모론에 기대는 모습은 과반 의석을 보유한 제1 야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도 천공 연루설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천공이 영상으로 등장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언론에 공개되는 자리에서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을 준비한 박찬대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뜬금 발표’였다. 대통령실도 관련 내용을 검토한 적이 없다 했고 오세훈 서울 시장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면서 “법적, 행정적 검토없는 발표였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논리적·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이 바로 천공”이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천공은 “수도 서울이 되려면 통합해야 한다. 수도 서울로 바뀌어야 한다”며 “경기도는 서울의 중심에 에너지를 물고 살아가는 데라서 이게 전부 수도 서울로 통폐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를 서울로 합쳐야 한다는 취지다. 역술인 천공은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최고위원은 “천공은 지난해 1월16일 강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는데 김기현 대표의 김포·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경기도·서울 통폐합 주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나”라면서 “집권여당의 대표인데 혹세무민하는 자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내세운 공약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을 연결시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천공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이렇게 불쑥 그리고 누가봐도 뜬금없이 중요한 사안을 던진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천공이 경기도와 서울 통합을 설파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에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은 천공을 보면 된다는 시중의 얘기가 다시 떠오른다”고 썼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SNS에 “서울이 지방의 인재, 자원, 돈을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이는 바람에 지방이 고사돼 소멸 위기인데, 또 서울을 더 키운다고? 지방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 그냥 다 죽으라는 거냐?”라면서 “근데 이것도 천공이 시킨거라는대 맞나?”라고 썼다. 신영대 의원도 전날 SNS에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국민들이 (천)인(공)노 합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천공이 일부 강연 연상에서 서울 통폐합론을 주장했다고 해서 국민의힘과 연결돼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또 천공은 김포시를 특정하지도 않았다. 서울 통합론 혹은 수도권 광역통합론은 앞서도 보수 정당 내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2006년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 김 지사는 대수도론을 주장한 바 있다. 경기도 중심으로 서울을 합병해서 하나의 거대한 수도를 만들자는 취지다. 2016년 당시 남경필 경기지사도 수도권 통합론을 제시한 바 있다. 게다가 김포시 서울 편입은 김병수 김포시장이 주장해온 내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천공 연루설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수도권들을 서울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에도 많이 나왔던 얘기”라면서 “천공이 얘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당과의 연결성을 주장하긴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천공연루설을 주장하는 건 본인의 정치적 커리어나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걸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그 주장 때문에 다른 주장은 힘이 확 떨어질 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음모론에 기대는 당의 모습이 반복된다면 민주당의 주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가 추락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당내 다수 의원들도 천공 음모론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천공을 링크(연결)하는 건 정치적 공격의 수단일 뿐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패배하고 급하게 내놓은 안이지 천공 의견을 듣고 내놓은 안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도부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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