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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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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인프라 필요 없는 자율주행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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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47) 천홍석 트위니 대표

오늘날 ‘자율주행로봇’이라 불리는 기계 중 말 그대로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은 그리 많지 않다. 마그네틱테이프나 마커, 조이스틱 등 인프라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이 자율주행로봇으로 오해받는 것이 현실이다. 2015년 설립된 로봇 제조 스타트업 트위니는 “거짓말이 넘쳐나는 세상에 진짜 자율주행로봇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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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트위니를 이끄는 천홍석 대표는 자율주행로봇 연구개발(R&D) 분야를 전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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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이동로봇 시장은 2028년 약 200억 달러(약 2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선진국의 인건비 급증에 따라 무인이동로봇 수요도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서치앤드마켓은 지난 8월 내놓은 [글로벌 무인이동로봇시장 예측 보고서]에서 2022년 약 50억 달러 수준이던 무인이동로봇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4배가량 증가할 것이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AGV(무인운반차·Automated Guided Vehicle) 시장은 연평균 22%씩, AMR(자율주행로봇·Autonomous Mobile Robot)은 연평균 37%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GV보다 AMR의 용이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AGV는 바닥에 설치된 마그네틱 테이프나 마커, 블루투스 신호 등 유도 장치에 따라 사전에 설정된 경로로 이동한다. 경로 변경이나 돌발적인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AMR은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와 카메라, GPS 등을 탑재해 주변 환경을 살피고 장애물을 탐지해 스스로 목적지에 찾아간다. 라이다 센서로 거리를 측정해 자기 위치를 추정해내기 때문이다. AMR은 2D(평면) 라이다와 3D(입체) 라이다로 나뉜다. 하지만 인파가 몰릴 경우 2D 라이다는 기술적 한계를 가진다.

현시점에서 고난도 무인이동로봇은 3D 라이다 기반 AMR이라 볼 수 있다. 관련 기술로는 국내 로봇 제조업체 중 트위니(TWINNY)가 독보적이란 평이다. 2015년 설립된 트위니는 국내외에서 출원한 특허 기술 30여 건을 바탕으로 탄탄한 성장 발판을 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아기 유니콘으로 선정됐으며 이듬해 예비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진흥 유공국무총리상과 중기부 중소기업 유공 대통령 표창, 기획재정부 한국판 뉴딜 유공 장관상을 받았다.

현재 트위니는 고려대 동문이자 쌍둥이 형제인 천홍석·천영석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형인 천홍석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과 석박사를 마쳤으며 트위니에서 R&D(연구개발)를 전담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에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천홍석 대표가 만나 자율주행로봇 시장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메신저 앱에서 로봇으로 피벗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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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천홍석 트위니 대표(좌)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우)이 만나 자율주행로봇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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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의 이점을 꼽는다면.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 한 대는 일주일에 120시간씩 20년 가까이 사용될 수 있다. 물론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한다는 전제하에서다. 로봇 제품 가격도 적재 중량에 따라 다른데, 100kg용은 최소 3000만원대 수준이다. 렌털 가격도 그리 높지 않다. 자율주행로봇은 인건비뿐 아니라 사람의 단순반복적 노동을 대신해 업무·공정의 효율성을 높인다.

트위니 기술력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트위니 로봇은 넓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인프라 구축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다수 업체가 2D 라이다를 사용하는 반면, 트위니는 3D 라이다를 적용한 슬램(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을 활용한다. 슬램이란 로봇이 라이다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로 공간 지도를 만들고 자기 위치를 추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노이즈(센서가 인식하는 사람이나 사물 데이터)가 많아도 로봇이 정확하게 자기 위치를 추정할 수 있고, 조이스틱도 불필요하다.

주력 제품은 무엇인가.

트위니 주력 제품인 ‘나르고 오더피킹(Order picking)’은 국내 주요 물류센터의 운영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오더피킹이란 발주 내역에 따라 물류센터 내 보관 상품을 픽업해 적재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배달로봇 ‘나르고 딜리버리’와 공장 맞춤형 ‘나르고 팩토리’, 대화형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 기술이 적용된 ‘나르고 LLM’ 등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쇼핑몰이나 병원, 물류센터, 공장 등 다양한 곳에서 로봇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관리용 플랫폼 ‘TARP’와 사용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TAPAS’ 등도 마련했다. TARP는 자율주행로봇의 이동을 관제하고 로봇의 워크스페이스를 생성한다. TAPAS는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여러 로봇의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로봇 서버로는 클라우드 서버와 로컬 서버를 모두 이용한다. 또 해킹과 같은 외부 침입으로 인해 데이터가 유실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했다.

9년 차 스타트업 대표다. 트위니는 어떻게 성장해왔나.

창업 초반에는 ‘모이고’라는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로봇 개발로 피벗팅(pivoting·사업방향 전환)한 건 2018년 초였다. 이후 2019년 시리즈 A단계에서 4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2021년 95명이던 직원 수는 현재 160여 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연구소 같았던 트위니는 이제서야 회사다운 모습을 갖추었다. 자율주행로봇에 필수적인 기술은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3~4년 전 트위니가 자율주행로봇을 처음 선보였을 때 그야말로 세상이 발칵 뒤집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로봇을 보고 신기해하면서도 ‘못생겼다’는 피드백을 줬고 공장에서는 WMS(물건이동 관제시스템)와 연동이 안 된다는 불편을 제기했다. 공장마다 공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커스터마이징도 필요했다. 이에 시장성을 깊게 고민한 결과, 자율주행로봇은 물류센터의 오더피킹 작업에 유용할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이제 트위니는 오더피킹 로봇으로 시장의 인정을 받는 일만 앞두고 있다.



사람과 대화하는 자율주행로봇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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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제조 스타트업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 제품군. / 사진:트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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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 로봇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지난 9월 엔씨소프트와 대화형 AI 자율주행로봇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람이 음성 언어로 로봇에 명령을 내리면 로봇이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 제어 솔루션에 LLM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 협업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리 아파’라고 말하면 로봇이 휴식공간으로 안내하고, ‘1만원 이하로 식사하고 싶어’라고 말하면 저렴한 메뉴가 있는 음식점을 알려준다. 로봇은 사용자와 목적지까지 동행한다. 특히 트위니 로봇은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안내·응대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층간 이동도 가능해 실용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진출 계획도 있는가.

트위니의 비전이 ‘전 세계 구석구석 뉴노멀의 시대를 전한다’는 것이다. 안전성을 갖춘 나르고 시리즈 다수는 이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KC 인증을 받은 상태다. 현재 미국의 FCC(연방통신위원회) 인증과 유럽통합인증(CE)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 진출을 위해 대리점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하반기에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때 추가 투자 유치 필요성을 판단할 계획이며 내후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시리즈C 단계 투자 유치 과정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트위니가 어떤 회사로 성장하길 바라는가.

창업 초반부터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꿈꿨다. 트위니는 우수한 인력 구성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이들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트위니의 세 가지 핵심 가치는 자율, 수평, 책임이다. 이를 기반으로 ‘직원이 중심이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는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이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출퇴근 시간은 자율에 맡긴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만큼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 기술력을 가진 회사는 국내에 없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시장에서 빠르게 인정받아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로봇의 범용성이다. 물류센터나 공장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개발한 대화형 AI(LLM) 자율주행로봇이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제품력을 자신하는 이유는 올 상반기 대화형 AI 자율주행로봇 시연회를 마친 후에도 끊임없이 품질관리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현재는 예비 유니콘으로 불리는 트위니가 실제 유니콘기업으로 거론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 김익환 -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2조214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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