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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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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탕밥’ 이어 ‘유승민·이준석 끌어안기=골병’이라는 황교안 “그 둘은 통합에서 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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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MBC 라디오서 “자기 자리만 차지하고 당의 분란만 부채질”

2020년 미래통합당 탄생 과정에서의 잡음 기억한 듯…‘오므라들게 했다’ 평가도

총선 출마 여부에는 “당을 위해, 국민들을 위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

세계일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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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 비례표를 포함해 180석을 내주고 참패의 쓴맛을 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등 대사면 건의를 의결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결정에 ‘고육지책’이라는 표현을 곁들여 “괜찮은 처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2020년 미래통합당 탄생 과정에서 중도·보수 통합을 이루고도 총선 참패 경험이 있어서인지 당시 새로운보수당의 수장이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앞으로 당의 통합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통합은커녕 ‘잡탕밥’만 될 거라던 최근 방송 인터뷰를 끄집어낸 것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는 3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제가 데려와서 우리 당의 외연을 넓혀보려 했는데 그런 역할을 한 사람도 있지만 그 두 분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자기 자리만 차지하고 당의 분란만 부채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건 통합이 아니라 골병이 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이 전 대표와 함께 대사면의 대상이 된 홍 시장을 놓고는 ‘좋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을 향해 쓴 소리를 내지만 그런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고, 당의 방향과 다른 얘기를 하는 일부 인물과 홍 시장의 논조는 차이가 있다면서다.

지난 총선에서 전체 국회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했던 민주당 승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전무후무할 ‘슈퍼 여당’ 탄생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황 전 대표가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여파가 지속돼 미래통합당은 참패 원인 분석은커녕 당 재건과 수습에 나설 차기 지도 체제조차 세우지 못하는 등 긴 시간 자중지란을 면치 못했다.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되고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기적 생환한 홍 시장은 “정치 초보자의 대권 욕심이 화를 불렀다”는 황 전 대표 작심 비판으로 참패 원인을 분석했는데, 최근 당의 대사면 논의에 거세게 반발하면서는 김기현 대표를 향해 ‘분수를 모르고 날뛰면 황교안 시즌2가 된다’는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에 황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지난 총선 전에는 우리 당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 총선이 진행됐다”며 “지금은 정권이 교체됐고 여건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라고 반응했다. 그리고는 “잘하면 되는데 또다시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 분산되면 어려워진다”며 “지난 총선과 이번 총선은 많이 다르고, 분탕질하고 싸우면 안 된다고 얘기를 계속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의 21대 총선 ‘막천(막장공천)’ 비판에는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책을 써서 공천 잘못했다는 걸 공언했다”며, “뭘 잘못했는지 알았으니까 이제 앞으로는 그 잘못들을 다시 하지 않으면 된다”고 황 전 대표는 밝혔다. 이어진 ‘공천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는 진행자 질문에는 “국민의 민생을 살리는 정책을 내는 분들을 후보로 세우고, 시간이 걸려도 진정성을 갖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답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당을 위한 모든 것, 국민들을 위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답변을 갈음한 후, ‘당에서 출마하라고 하면 출마할 거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라는 추가 질문에도 황 전 대표는 “누가 국회의원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당 후보들이 과반을 얻을 수 있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관점”이라고 말했다. 당의 출마 요청이 없을 시 공천 신청 여부에 관해서는 “우리 당이 이기는 것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만 할 뿐이었다. 전체적으로 황 전 대표가 출마나 공천 신청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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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15일 당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왼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 사전 출구조사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앞서 황 전 대표는 지난 2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필승을 위해 당이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안고 가야 하는지를 놓고 ‘통합은 해야 하지만 잡탕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이름을 달기 전인 2020년 2월,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이 같은 해 4·15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보수당과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과의 합당을 의결하면서 중도·보수 진영의 통합 작업을 펼친 바 있는데, 새로운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이자 보수재건위원장이 유 전 의원이었다.

보수 대통합의 핵심 당사자였던 유 전 의원은 황 전 대표를 앞세워 닻 올린 미래통합당의 출범식인 ‘통합전진대회’에 불참했고, ‘보수 통합 대잔치’ 성격인 자리에 유 전 의원이 나오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졌었다. 일부에서는 통합의 한 축인 유 전 의원의 미온적인 태도를 들어 ‘대통합’이 아닌 ‘소통합’이라는 분석까지 했다.

황 전 대표가 MBN에서 “이미 끌어안았었다”면서 “우리에게 확장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리만 차지하고 그래서 우리를 더 오므라들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 것도 그의 한 차례 비슷한 경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잡음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에서인지, 황 전 대표는 ‘두 사람을 통합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건가’라는 단도직입적인 진행자 질문에 “심한 말까지 제가 했지만 우리는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했다”며 “너무 마음이 갇혀있는 이런 분들이더라”고 떠올리기까지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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