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KT, 연말 40만원대 통신사향 모델 갤럭시 점프3 출시
단말기 가격, 가계 통신비 주범으로 지목…정치권 압박
전문가 "구형 모델 사도 되는데…중저가형 모델 출시는 시장논리 어긋나"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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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정책을 앞세운 정치권의 요구에 삼성전자가 40만원대 중저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저가 모델 수요가 급감하는 국내 시장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KT 전용 중저가용 스마트폰 '갤럭시 점프3'를 연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출석, "연내 KT와 40만원대 중저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9월 모델명 'SM-M446K'(사진)로 전파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해외에서는 '갤럭시 M44'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점프3'의 용량은 128GB(기가바이트)며 '갤럭시 S21'에 들어간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칩이 탑재될 전망이다.
연말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의 KT향(통신사향) 중저가 단말기 갤럭시 점프3. /사진=삼성전자 고객지원 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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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저가폰 출시에 대해 IT(정보기술)업계와 전문가들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플래그십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특성 때문에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감소해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기준 국내 400달러(약 52만원) 이하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2년 2분기보다 약 15% 줄었다. 160만여대 수준이던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1년 새 130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출시한 '갤럭시 퀀텀' 시리즈와 KT와 출시한 'KT 점프' 시리즈가 포함된다. 특히 소비를 주도하는 청년층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브랜드이미지가 좋은 플래그십 모델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0대 이하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32%가 '퍼포먼스'(성능), 31%가 '브랜드이미지'를 보고 단말기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저가형 단말기 출시가 가계통신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시장논리에 위배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갤럭시 점프3'에 이어 추가로 중저가형 단말기가 나오는 불필요한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은 국감장에서 삼성전자와 중저가 단말기를 더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SK텔레콤향 중저가 단말기가 출시될 가능성도 보이기 때문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이미 통신사향으로 저가형 모델이 있고 신제품도 1년만 기다렸다 사거나 중고단말기 거래를 하면 싸게 살 수 있는데 왜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려는지 모르겠다"면서 "매년 카메라가 더 좋고 배터리가 오래간다 등의 이유로 플래그십 모델을 선택하는 게 추세다. 중저가형 모델 출시는 더이상 가계통신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세계에 없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통신비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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