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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인요한, 5·18 묘역서 무릎 꿇고 첫 공식 일정…“통합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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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출범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여당 불모지인 호남 출신 인요한 위원장이 서진정책을 통해 본격적인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신위원 12명 전원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을 참배하고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한 뒤 한쪽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보며 준비한 문구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글을 잘못 적어 다시 작성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들이 3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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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를 마친 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글씨도 잘 못 쓰고, 묘지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며 “도저히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이 나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업적이었고, 우리 기억 속에 계속 남아있다. 유대인들이 한 말을 빌리자면 ‘용서는 하되 잊지 말자‘“고 했다.

또 인 위원장은 “앞으로 자식들한테 광주의 의미를 잘 가르쳐서, 앞으로 광주의 피해자 가족이나 돌아가신 분의 후손들을 적극 챙겨서 이제는 중앙에서 포용하고 어디에서든 자랑스럽게 자신의 조상이나 어머니,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대학생이었던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편에서 외신 기자들을 위해 통역을 했던 일을 회고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시민군 대표 말씀이 오늘날까지 귀에 쨍쨍 울린다. 두 가지 또렷한 기억이 남아있다”며 ‘북쪽을 향해 우리를 지켜주는 총이 왜 남쪽으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너무너무 원통하다’, ‘우리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반공 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고 기억에 남는 말을 전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인 위원장을 만나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국가유공자법 개정 등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다”며 “헌법 수록과 5·18 민주화운동 국가유공자 승격을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꼭 전달하고 관철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혁신위는 입장문에서 “혁신위의 중심 가치는 통합이다. 오늘 광주에서 시작된 통합의 발걸음은 혁신위 활동 기간 계속될 것”이라며 “국민통합·국가통합·동서통합을 이뤄내고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적 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다음 일정으로 이날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우리도 희생할 각오를 가지고 통합을 위해 한 힘이 될 수 있도록 뚜벅뚜벅 걸어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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