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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이태원 참사

[기자수첩]대통령의 이태원 추모식 참석,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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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일 년 전 오늘. 이태원에 핼러윈을 즐기러 왔던 수많은 청춘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가슴에는 그날의 아픔과 비통함이 여전하다. 올해 이태원에는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참사가 벌어졌던 곳은 ‘기억과 안전의 길’로 조성됐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한 이들이 잠시 머무르면서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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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의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도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정치권은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결국 대통령은 야당이 주도하는 집회에 정치적 이유를 들며 불참을 통보했다.

이는 최근 윤 대통령이 냈던 ‘국민은 늘 옳다’는 대통합 메시지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라 아쉬운 대목이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친구·연인을 잃은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중요한 자리가 있을까. 이틀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44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던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세월호·이태원 참사를 겪은 지금의 20대에게 국가는 더이상 안전한 울타리라는 인식은 없다. 오히려 마음에는 선명하게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새겨져 있다. 정부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외쳐봐야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에게는 공염불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여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윤 대통령은 추모에 장소는 상관없다며 서울 성북동의 한 교회에서 여당 관계자들과 추모예배를 드렸다. 추모예배의 말씀으로 나온 구절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15절)’였다. 우는 자들을 피해서 추모한 윤 대통령이 이 말을 듣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지 궁금하다.

민주당도 추모집회 불참을 윤 대통령의 퇴진공세로 연결하는 정치공세를 펼치기보다는 애도와 위로에 온전히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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