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세상에서 사는 건 서글퍼"
서울광장 분향소에 시민 조문 이어져
"희생자들이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믈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26.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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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5시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추모 문화제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사고로 희생된 이들을 기렸다.
분향소 곳곳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색인 보라색 조명이 걸려 있었다. 분향소 앞에 마련된 상에는 유가족들이 가져온 음식들이 가득했다.
손에 국화 한 송이씩을 든 시민들은 고인들의 생전 사진 앞에 꽃을 올려두며 조의를 표했다.
발언에 나선 유가족들은 고인이 된 자녀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일부는 목이 메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고(故) 김수진(29)씨 어머니 조은하(55)씨는 말을 시작할 때부터 눈물을 흘리며 "네가 서울에서는 이런 맛이 안 난다며 전주에 올 때마다 먹었던 순대국밥을 이제는 함께 먹을 수 없어서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올 때마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함께 보고, 동대문시장에서 쇼핑했는데 이제는 영화 보러도 못 가고 여행도 함께 갈 수가 없구나"라며 "네가 없는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게 앞으로도 서글플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추모제를 알고 찾아온 시민들도, 우연히 지나가다 보고 있던 시민들도 희생자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20대 손모씨는 친구랑 덕수궁에 왔다가 분향소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손씨는 "(희생자 중) 비슷한 나이대 분들이 있고, 건너 건너 아는 사람도 있어서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건모(34)씨도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던 중 추모제를 보고 멈춰 서 있었다. 건씨는 "희생자 사진들을 처음 보는데 다 너무 어려서 안타깝다"고 했다.
추모제에 함께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있었다.
대전에 사는 50대 길모씨는 "추모제를 보러 올라왔다"며 "1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책임자들이 처벌받지 않아 화도 나고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한편,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내일(29일)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진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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