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로 자리한 아웃도어 라이프, 등산
1년 중에서도 10~11월은 야외 활동이 급증하는 시기다.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평소 찾지 않던 ‘등산’ 코스를 검색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벼운 마음으로 문 밖을 나서기 전, 가을을 본격적으로 만끽하기 위해선 몇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등산 키워드가 있다.
남산 모습(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단풍 즐길 수 있는 핫스폿은 어디? #단세권
뚜렷한 사계절이 특징’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고, 그 사이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짧고 굵게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단풍 스폿, 단세권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단세권은 ‘역세권’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자신이 살고 있는 생활 반경 안에 있는 입지 조건에 ‘단풍’을 넣은 줄임말이다. 그렇다면 올해 주목해볼 단세권은 어디가 있을까.2023단풍예측지도(사진 산림청) |
산림청은 지난 9월25일 ‘2023년도 가을 단풍(절정) 예측지도’를 발표했다. 올 단풍 절정 시기는 지역과 수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0월 하순부터 11월 초로 예상된다. 수종별 단풍 절정 시기의 평균일은 당단풍나무 10월26일, 신갈나무 10월26일, 은행나무 10월28일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표적인 단풍 명산의 절정 시기도 살펴보자. 먼저 강원도 설악산(10월23일)을 시작으로 내장산(10월29일경), 지리산(10월31일경), 한라산(11월1일경) 순으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2009년부터 식물계절현상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단풍나무가 단풍이 드는 시기는 매년 약 0.33일씩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7~9월 평균기온 상승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내장산 유군치에서 내려다본 내장사(사진 승우여행사) |
국내외 자연&트레킹 여행 전문 승우여행사는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걷기 좋은 단풍 트레킹 여행지를 추천했다. 먼저 △강원/고성 – 설악산 ‘마산봉~마장터 옛길’은 가을철에 가장 붐비는 곳인 설악산 전역 중 사람이 비교적 적은 트레킹 코스로 마산 주차장에서 시작해 병풍바위, 대간령, 마장터, 창암마을로 끝난다. 약 5시간가량 소모되기 때문에 평소 산을 자주 타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두 번째는 △전북/정읍 – ‘내장산 유군치’로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인 내장산 코스를 꼽았다. 추령에서 시작해 유군치를 지나 내장사로 가는 옛길은 이번 9월 말 새로 공개된 탐방로로, 길이 험하지 않고 내장사의 단풍 전망을 볼 수 있다. △전남/장성 – 백암산 ‘백양사 옛길’ 역시 주목해볼 코스. 곡두재부터 시작해 쌍계루를 지나 백양사에서 마무리하는 트레킹 코스다. 약 5km 길이로 2시간 소요되는 길은 부담이 적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다.
“백숙 묵자 했잖아!” #등산·하산 맛집
항상 “백숙 묵자(먹자) 했잖아!”를 외치는 <한사랑산악회> 속 김영남 회장처럼, 가을 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등산·하산 맛집’이다. 그중에서도 SNS 인증샷으로 불티난 곳들이 있게 마련.원조 하산 맛집이라는 아차산 ‘원조할아버지 순두부 가게’의 모두부·순두부와 막걸리 조합부터, 초보 등산러들이 즐겨 찾는 인왕산 ‘체부동잔치집’의 들깨 칼국수, 청계산 앞 보쌈 한상차림 ‘한소반’, 북한산 등산은 다 이곳을 가기 위한 준비 운동이라는 ‘인수재’의 갈매기살 구이와 ‘샘터마루’의 계곡뷰 육개장 등 등산 코스 인근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물론, ‘산은 오르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다’라는 사람들을 위해 단풍을 눈으로 즐기고, 인증샷까지 남길 수 있는 등산 명소 인근 카페 역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올해 2월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문을 연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의 경우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자연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했다. 지상 1, 2층과 루프톱 등 약 300평의 규모로 지어졌으며, 루프톱 테라스를 통해서 북한산 자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산과 계곡뷰를 볼 수 있는 북한산 강북구 카페 ‘산아래’와 ‘아카데미 하우스’, 경찰초소를 리모델링해 인왕산 자락길에서 서울 풍경을 내려다보며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더숲 초소책방’ 등은 ‘마운틴뷰 맛집’으로 불리고 있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전경(사진 스타벅스) |
안전에는 베테랑이 없다 #안전산행 #산티켓(산+에티켓)
10월은 야외활동이 급증하며 그만큼 안전 사고 역시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국립공원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2020~2021)간 전국 각지에서 10월에 국립공원을 다녀간 탐방객은 월평균 471만 명보다 1.7배 많은 781만 명에 달한다. 최근 2년간 발생한 등산 사고 총 1만4,950건 중 10월에만 2,149건이 발생, 1,257명의 인명피해가 나왔다.이에 행정안전부는 가을철 야외 활동이나 등산 시에는 다음과 같은 안전요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산행은 가벼운 몸풀기로 시작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도록 한다. 산행 중에 몸에 무리가 오면 즉시 하산해야 한다. 또한 등산로는 지정된 길을 이용하고 입산이 통제된 위험·금지구역은 절대 출입하지 않는다. 산에서 멧돼지나 들개 등과 마주쳤을 때는 최대한 움직임과 소리를 줄여 그 자리를 벗어나고 등을 보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역시 가을철 야외활동이 많아짐에 따라 벌 쏘임, 쯔쯔가무시병, 뱀물림 사고 등이 증가함에 따라 예방법으로 몸에 맞는 흰색 계열의 긴팔 옷 및 긴 양말 등을 착용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산행 안전 요령(사진 행정안전부) |
안전산행과 더불어 ‘등산 에티켓’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단풍 구경에 나선 단체 탐방객이 증가하며, 공원 내 또는 고속도로 주차장 휴게소에 술판을 벌이는 경우가 늘면서 한차례 논란이 있었던 바. 이후 ‘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매너, ‘산티켓’을 지키자’는 움직임 역시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안전 산행을 위해 좁은 등산로에서는 일렬로 우측보행을 하고, 하산하는 사람보다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길 양보를 우선시하며, 반려동물과의 동반은 자제하자. 이어폰을 사용하고, 불을 이용하는 취사행위는 금지하도록 한다. 일례로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탐방객이 증가하는 가을철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의 급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법·무질서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사전예고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집중단속 기간은 10월21일(토)부터 11월12일(일)까지 시행·운영되며 임산물 채취, 비법정탐방로(샛길) 출입, 음주행위, 흡연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사진 이승연 기자) |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매경DB, 게티이미지뱅크, 산림청, 행정안전부, 승우여행사, 스타벅스, 이승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2호(23.10.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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