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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손잡은 尹-朴 '보수 결집' 효과는... 전문가 "너무 결집해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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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이탈이 지지율 하락 원인"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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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중동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을 맞잡았다. 대구·경북(TK) 지역과 전통 보수 지지층에 영향력이 남아 있는 박 전 대통령을 각별히 예우하면서 지지율 하락 속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심장부인 TK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TK 지지율은 68%에 달했다. 전체 지지율 52%보다 16%포인트나 높았다. 올해 초에도 TK 지지율은 55%로 비교적 탄탄했지만 지난달 들어 과반 지지율이 무너졌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인 이달 20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TK 지지율은 45%에 그쳤다.

윤 대통령이 TK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박 전 대통령과 만난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결집을 통한 지지율 회복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 2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선출 과정에서 '나경원 불출마 사태' 등으로 보수 균열이 나타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북 구미 생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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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북 구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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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이탈이 문제...보수는 오히려 너무 결집"


하지만 현 지지율 위기 원인이 보수 균열 때문인지 물음표가 붙는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중도층 이탈 때문이지 보수 결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보수는 오히려 너무 결집해 있어서 문제"라며 "박 전 대통령 만남을 통해 얻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K 기반 정당인 우리공화당은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했다. 지난해 대선까지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정당이다. 보수층은 이미 결집해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오히려 2017년 국민들로부터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의 광폭 행보에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층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 정부·여당에 힘을 충분히 실어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만남으로 '플러스 알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TK의 현재 지지율도 박 전 대통령과 소원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 전국적인 지지율 하락과 함께 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의 적폐청산 수사를 받았던 구원(舊怨)이 있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며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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