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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이태원 참사

아들 조의금, 딸이 모은 돈…이태원 참사 1주기 유족 기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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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신한철씨 유족, 조의금 기부
신애진·이상은씨 유족도 앞서 기부
한국일보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숨진 신한철씨 생전 모습.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태원 참사 1주기(29일)를 맞아 희생자 유족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신한철(참사 당시 27세)씨 유족은 장례식에서 모인 조의금 8,791만5,000원을 고인의 모교였던 서울 발산초, 신월중, 광영고에 기부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결식아동이나 저소득층 학생 등 어려운 학생들에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발산초에 20%, 신월중에 30%, 광영고에 50% 비율로 나눠 전달할 예정이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자신이 초등생일 때 체험학습을 다녀왔던 한 장애인 일터에 매달 3만 원씩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7년간 기부해 왔다. 그의 부친은 "아들은 TV에서 형편 어려운 사람들의 사연만 접해도 마음 아파했다"며 "(조의금) 기부도 아들이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인은 건국대를 졸업한 뒤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다가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엔터테인먼트경영 전공)에 진학해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었다. 유족들은 기부약정서에 "항상 행복하고 힘차게 살자 했던 아들. 왜 집에 안 오는 거야, 지금도 친구 만나고 있는 거니, 그곳에서는 아무 고민 없이 행복만 하길 바래. 한없이 보고 싶다. 우리 아들 사랑해"라고 썼다.
한국일보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사흘 앞둔 2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가 서울 이태원역 인근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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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신애진(참사 당시 25세)씨 유족도 19일 딸의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기금 2억 원을 기부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이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과 부의금을 합친 금액이다. 해당 장학기금은 고인이 소속돼 있던 생명과학부와 경영학과 학회 후배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참사 희생자 이상은(참사 당시 26세)씨의 유족도 지난 6월 딸의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앞두고 서울 성북구 정릉의 '청년밥상문간'에 159명이 식사할 수 있는 비용을 전달했다. 이 시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에게 저렴하게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유족들은 기부와 함께 고인의 생일에 설거지 등 봉사활동도 했다.

고인의 어머니 강선이씨는 당시 "상은이가 다른 세상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생일을 상은이 또래 청년들과 함께 밥 한 끼 하면서 보내고 싶었다"며 "(기부와 봉사로) 눈물로 지새울 뻔했던 딸의 생일을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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