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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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독감 유행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 진단 및 치료를 100만원까지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진단비나 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이 일부의 과잉진료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듯이 해당 상품도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야기와 보험사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이 독감에 걸려 진단 및 치료를 받으면 1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화손보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독감 치료비 5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독감 치료비 특약이 새로운 건 아니다. 기존엔 보장액이 10만~20만원가량이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 일부 손보사가 이를 50만원까지 올려 영업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후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이 다가오자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장금액을 늘린 상황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올해 계절적 독감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 독감 보장 측면과 설계사들의 활동량 증대를 위해 한시적으로 만든 플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손보사들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용까지 고려하면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질병 치료에 과도한 보장금을 걸고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장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손보험을 악용해 일부 병의원과 소비자들이 과잉진료를 유도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보장금액을 건 업계 간 과열 경쟁이 발생해 시장 혼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올해 초 손보업계가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용 특약을 걸고 지급액을 경쟁적으로 올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모럴해저드로 손해율이 올라가면 장기적으로 보험사에 재무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화손보 독감 특약의 경우 입소문을 타고 하루 평균 3000건 이상 꾸준히 판매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연간 1회 지급이어서 도덕적 해이 유발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발생 치료비보다 한도를 과도하게 높여 판매하는 출혈 마케팅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품 규제가 없어지면서 사후 관리만 하다보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독감 특약이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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