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 비정치인’ 공격 소재 없어
비판 땐 ‘김은경 실패’ 소환되며 역공
당 지도부·소속 의원들은 언급 자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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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대해 비판도 칭찬도 내놓지 않고 있다. 비판할 경우 자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실패가 소환되면서 역공을 받을 수 있다. 호남 출신 비정치인이라 공격 소재가 당장 없는 점도 침묵의 배경이다.
민주당은 인 위원장이 임명된 지난 23일 총 13개의 논평을 냈지만 인 위원장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민주당은 임명 이틀째인 24일에도 인 위원장에 대해선 별다른 논평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이날 “(논평이 당분간) 안 나간다. 덕담을 하기도 비판을 하기도 애매하다”며 “일단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나 소속 의원들도 인 위원장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 관련 발언은 없었다. 전날 오후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도 인 위원장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당 관계자가 이날 전했다.
민주당의 인 위원장 비판 자제 배경에는 김은경 혁신위의 실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경 위원장 사례가 재론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기현 대표도 전권이 있느냐. 전권이 없는 분이 어떻게 (인 위원장에) 전권을 주느냐”며 “(인 위원장은) 바지사장의 핫바지 위원장이다.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진행자가 ‘민주당도 김은경 혁신위가 잘 안 됐지 않았느냐’고 묻자 정 최고위원은 “그러니까 혁신위원장이 들어와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핵심이 공천 룰인데 비전문가가 들어와서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인 위원장에 대한 비판 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점도 민주당이 공격을 자제하는 이유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귀화한 한국인이다. 직업은 의사이다. 10여 년부터 보수 정치권 주변을 맴돌았지만 정부나 정당에서 주요 자리를 맡은 적이 없다.
민주당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혁신위 인선이나 인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서 나설 시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이 혁신위 인선과 활동에서 친윤석열 색채를 띠거나 논란성 발언이 나오면 비판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인 위원장은 인적 쇄신을 시도할 텐데 인 위원장과 가까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통해서 대통령실이 직접 (인선을) 관장한다고 봐야한다”며 “(아직은) 저쪽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인 위원장) 본인의 (강경 보수 색채) 발언들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것들을 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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