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26일까지 인선 완료 방침…“비윤계 포함돼야” 주장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당 혁신위원회의 구성과 혁신 범위·강도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지 하루 만에 혁신위 내 비윤석열(비윤)계 포함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혁신위가 내년 총선 공천 규정(룰)까지 건드려야 ‘진짜 혁신’이란 주장도 나온다. 혁신위는 26일까지 위원 구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인 혁신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 인선을) 목요일(26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된 날로, 그 전에 위원 인선을 마쳐 의결을 받겠다는 의미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다 바뀌어야 한다”며 당내 강한 변화를 시사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인 23일 임명 발표 및 당 사무총장과의 면담 후에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혁신위는 7명 수준 구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11명 이내로 구성하자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혁신위 사이 가교 역할을 할 원내 인사로 당 취약 지역인 수도권 현역 의원의 합류 가능성이 높지만, 인 위원장이 위원 수 등 인선 관련 모든 권한을 쥐고 있어 불확실성이 있다. 혁신위의 활동 기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내에선 혁신위에 비윤 인사가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서 “(비윤계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며 “특히 통합을 위해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준석계, 유승민계를 각각 한 사람씩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전날 비윤계의 혁신위 합류 여부에 대해 “모두 다 내려놓고 하려고 한다”며 답을 열어둔 만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인 위원장은 “여성이 조금 많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도 혁신위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혁신위는 공천의 방향을 잡는 곳이지, 구체적인 룰을 세팅하는 곳은 아니라고들 한다’는 진행자 질문에 “누구를 (공천) 하느냐 마느냐는 너무 나갔지만, 공천 방향과 공천 룰이 어떻게 분리가 되나”라며 “(혁신위가) 대표나 용산이나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단호한 룰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인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혁신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공천 룰도 제시해준다면 지도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아직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공천 룰까지 손을 댄다면 내홍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혁신위가 공천 방향을 제시해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영남 포함 특정 지역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출마 같은 주문은 총선 때마다 보수정당 내 갈등 요인이 됐다.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에 준다는 ‘전권’의 의미는 지금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혁신위 주문에 토를 단다면) 혁신위를 안 만든 것만 못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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