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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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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용감한 시민' 이준영 "또 악역? 최고의 칭찬은 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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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영이 '용감한 시민'으로 역대급 악역에 도전했다.

이준영은 넷플릭스 'D.P.', '마스크걸'에 이어 25일 개봉하는 영화 '용감한 시민(박진표 감독)'에서도 또 다시 악역으로 분했다.

연이은 악역으로 '잘생긴 쓰레기'라는 수식어까지 생겼지만, 이준영은 "이미지가 겹치는 것에 대한 걱정보다는 겹쳐 보이지 않게 넘겨야 하는 게 내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내 숙명이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이준영에게도 '용감한 시민'은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이전 악역보다 수위가 세고 분량도 확연하게 늘어났기 때문. 넷플릭스 영화 '모럴센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극장에서 상영한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준영은 "큰 스크린에서 내 모습을 보니 굉장히 부끄러웠고, 앞으로 영화도 많이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보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유키스 새 멤버로 합류, 연예계에 데뷔한 이준영은 이후 KBS 2TV '더 유닛'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꾸준히 조단역부터 시작했던 연기 활동도 이어가, 이제는 어엿한 배우 이준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저 악역을 잘하는 배우라기엔 보여준 모습보다 보여줄 모습이 더 많다는 이준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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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본은 어떻게 봤나.

"그간 악역으로 많이 좋아해주셨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 앞선 악역들과 차별점 있게 준비하려 했는데 결과물이 잘 나왔나 하는 의문이 있는 거 같다. 개인적으론 만족한다."

-좋았던 이유는.

"기존의 악역보다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인물에 대한 서사가 구체적으로는 없어서 내 생각대로 구축할 수 있었다. 그게 작업할 때 재밌었던 부분 중 하나다. 어떻게 하면 더 기이하게 보일까 감독님과 많이 고민 했다. '마스크걸이'나 'D.P.'에서는 양아치성이 짙은 역할이었다. '용감한 시민'에서는 '나쁜 놈은 나쁜 놈이다'라는 느낌이다."

-악행의 수위가 높아서 연기하기 부담스럽거나 힘들진 않았나.

"매 순간순간이 고비였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괴롭힘인데 감독님께서 케어를 많이 해주셨던거 같다. 내가 진지한 성향의 사람이라서 끝나고 진지한 이야기 해주시고, '이게 다 작업의 일부다', '너무 마음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주셨다."

-제일 불편했던 장면은.

"할머니 괴롭히는 장면이 쉽지 않더라. 김밥에 담배 얹는 건 애드리브로 한 거다. 감독님이 제일 나쁘게 해보라고 하셔서 어떻게 할까 생각 많이 했다. 순간적으로 그게 제일 나빴던 장면인 듯 하다."

-강도 높은 악역인데 멘탈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반려견을 키우는데 안고 있으면 치유가 되더라. 운동도 좋아해서 촬영 없는날 체육관 가서 샌드백 치고 하면 조금 괜찮아졌다."

-연이은 악역에 대한 이미지 걱정은 없나.

"걱정보다는 이미 여러번 악역으로 인사 드렸던 순간들을 넘어야 하는게 내 숙제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내 숙명이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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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기했던 악역과 비교해 이번 작품 속 한수강의 악인 지수는.

"10점 만점에 한수강이 10점인 거 같다. 잘못을 인정했더라면 점수가 떨어질 수 있겠으나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하는 모습들이 별로였다."

-학폭(학교폭력) 소재여서 작품을 임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학교를 다닌지 오래됐다. 난 고등학교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다. 이렇게 학폭에 노출된 게 많다는 걸 알았을 때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 작품은 영화이긴 하지만, 방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이 '용감한 시민'을 보고 작은 위안이나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우리의 주된 목적이기도 하다."

-악역 뿐 아니라 다른 역할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즐기는 편인 듯 하다.

"기회가 주어졌고 도전해보고 싶었던 거 같다.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작품이었다. 하나하나 해낼 때 성취감이 행복하고 좋더라. 그걸 한 번 경험해보고 나니까, 다른 도전들도 과정은 힘들 수 있겠으나 이번에 또 어떤 걸 얻을까 기대감 때문에 하는 듯 하다."

-신혜선과 호흡에 대해 10점 만점에 9.9점을 줬다. 어떤 상대역이었나.

"열정이 넘치는 배우다. 처음으로 상대 배우에게 지기 싫다는 마음을 받았던 거 같다. 그 열정이 너무 높아서 주변 사람들까지 붐업될 수 있는 에너지가 좋은 배우다.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한다. (맞는 장면도 있었는데 타격감이 어땠나.) 실제로 힘이 좋은 배우다."

-액션 장면이 많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시민이(신혜선)는 복싱 기반으로 액션 준비했고, 나는 무예타이를 베이스로 한 액션이었다. 현재 격투기에서 많이 쓰이는 것들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연습은 날마다 달랐는데 일주일에 4~5번 미트 치는 날, 샌드백 치는 날, 합을 맞추는 날 등으로 나뉘었다. 신혜선 배우는 남성 스턴트 분들과 거의 10명 넘게 맞췄던 거 같다. 그래서 고생을 많이 했다."

-아이돌 출신인데 춤을 춘 게 액션 연기에도 도움되나.

"그렇다.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거 같다. 허명행 무술감독님과 윤석민 무술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을 얻게됐다. 부상에 대해서도 준비할 땐 조금 다쳤는데 '이렇게 하면 덜 다치겠다' 싶어서 점점 요령도 생기고, 본 촬영을 할 땐 거의 안다쳤다."

-대역 없이 거의 모든 신을 소화했다고. 대단한 용기다.

"링 장면에서 뒤로 날라가는 거 빼곤 거의 다 내가 했다. 내 의지였다. 위험하긴 한데 두가지의 이유였다. 하나는 20대 후반으로서 마지막일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20대 마지막을 불태워보자라는 마음과, 순간순간 잡히는 프레임 안에 표정 변화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 연기는 만족하나.

"2년 전에 찍은 것이다 보니 아쉽더라.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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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부분은.

"나도 사실은 비겁하거나 용기를 내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건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순간들로 인해서 상처를 받았더라면 우리 작품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바란다."

-'앞으로 또 이런 악역은 못할 거 같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뜻인데 악역 은퇴작으로 봐도 무방한가.

"이 정도의 수위는 힘들 거 같다. 물론 도전할 게 생기면 용의는 충분히 있지만, 이번에 너무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든거보다 마음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어서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피해 학생으로 나왔던 박정우 배우와 촬영하면서도 세네번 눈물난 적이 있고, 시사회 후에도 정우 배우를 꼭 끌어 안고 있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인간 이준영과 배우 이준영의 자아가 부딪히지 않는 작품이 왔으면 좋겠다. 물론 개봉하지 않은 작품들이 있고, 그 역할들은 착하고 밝다. 어쩌다 보니 작품이 공개된 순서가 악역에 몰렸다."

-착한 역에 도전했을 경우, 배우로서 어떤 반응을 듣고 싶나.

"이 배우가 이 배우였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가수 활동 계획은 없나.

"당장은 없다. 무언가 할 때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개인적인 욕심이 커서 조금 기다려주시면 나올 거다."

-100만 돌파 공약은.

"신혜선 배우와 함께 춤을 추겠다. 합의된 건 아니지만 설득하겠다."

-신혜선과 많이 친해졌다던데, 통한 부분은.

"'꼰대 감성'이 잘 맞았다. 누나가 나보고 '어린 꼰대'라고 한다. 예를 들어 누나한테 잔소리를 많이 했다. '비타민 먹었냐', '왜 이리 피곤해 보이냐', '빨리 자야지', '핸드폰 보느라 안잤지' 등등이다(웃음). 인생 얘기도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나보고 아저씨 같다고 하더라. 내 성향이 그런 거 같다. 제일 좋아하는 게 맥주마시면서 '나는 자연인이다' 보는 거다. 재방송을 많이 한다."

-최근 '마스크걸'로 주목받고 차기작을 선보이게 된 소감은.

"많이 알아봐 주신다. 처음 뵙는 분들도 '많이 못됐다' 하더라. 결과는 모르지만, 나름 성공한 거 같다는 생각에 뿌듯했던 거 같다.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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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시민' 한수강으로 듣고 싶은 말은.

"많은 욕을 기대하겠다. 그게 악역을 한 배우에겐 최고의 칭찬이다."

-어느덧 데뷔 10년차다.

"시간이 엄청 빠르더라. 후회는 없다. 치열하게 잘 살아온 거 같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잘된 것도 있고 안좋은 시기도 있었고, 그게 다 내가 보내온 세월들이고 내 굳은살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빨랐다. 하지만 돌아가고 싶진 않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만큼 더 해낼 자신은 없다. 내 페이스 맞게 했던 것들이다."

-향후 10년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뭔가 거창하게 꿈을 꾸는 건 아니다. 그 때도 이 직업을 할 지 어떤 마음일지 나도 궁금하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일하며 재밌게 잘 살고 싶다.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유키스로 데뷔했다. 이젠 가수 출신보다 배우 이준영이 익숙해졌다. 아쉬움은 없나.

"아쉬운 적은 없다. 물론 가수 출신이라는 걸 좋아한다. 어쨌든 그게 이준영인 거다. 그걸 숨기기 보다는 좋다. 물론 초반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부담도 있었다. 그 때마다 했던 생각은 나보다 먼저 시작한 아이돌 출신 배우 선배들에게 욕보이지 않으려 더 열심히 했던 거 같다. 잘하는 배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슷한 길을 걸어간 선배들 중 롤모델이 있나.

"임시완 선배다. 멋있다. 운동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기회가 되면 운동도 하고 작품도 같이 하고 싶다. 그룹 활동 시절에 음악방송에서 몇번 보고 그랬었다."

-지키고자 하는 초심이 있을까.

"최소한 일에 대한 리스펙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간 굴곡이 있었으니까 조금 더 소중한 거 같다. 잠깐의 실수로 놓치고 싶지 않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김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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