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생전 모은 돈, 부의금 등 합해
고인이 다닌 학과·학회 재학생에 전달
이태원 참사로 숨진 신애진씨의 유족이 1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 총장실에서 김동원 총장에게 장학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씨의 동생, 아버지 신정섭씨, 김 총장, 어머니 김남희씨. 고려대학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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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숨진 신애진씨의 유족이 신씨의 친구들이 낸 부의금과 신씨가 생전 모은 돈을 보태 고인의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기금 2억 원을 기부했다. 생전 '모교에 기부하기'가 버킷리스트였던 고인의 뜻을 따른 것이다.
20일 고려대에 따르면 신씨의 유족은 전날인 19일 장학기금 2억 원을 전달했다. 고인은 고려대 생명과학부 17학번 졸업생이었다. 재학시절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며 경영학과 소속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기금 2억 원은 고인이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과 취업 후 저축한 금액, 부의금에 유족이 일부 돈을 보태 마련됐다. 고인의 아버지 신정섭씨는 연합뉴스 등과의 통화에서 "아이 장례식에 1,000명 넘는 친구들이 와줬는데 그들이 내준 부의금을 함부로 쓸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침 아이 일기장을 보니 '모교에 기부하기'와 '모교에 건물 지어주기'가 버킷리스트라고 적혀 있었다"고 기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버지 신씨는 고인의 생일이었던 지난 14일 생일잔치를 열고, 친구들 40여 명에게 기부 계획을 처음 밝혔다고 전했다. 신씨는 "모두 좋은 생각이라면서 박수 쳐 주고, 자기도 아이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친구들도 있더라"며 "많은 사람이 딸을 계속 기억해주고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은 돈이지만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대신 자신이 계획한 일에 좀 더 시간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부금은 고인의 후배인 생명과학부 학부생 2명과 고인이 활동했던 경영학과 학회 소속 1명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은 "신 교우와 부모님의 숭고한 뜻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려대의 모든 구성원이 신 교우의 귀한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장학 기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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