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이스라엘 석유 판매 금지해야"
아랍권 곳곳서 시위…유가 100달러 돌파 공포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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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92% 오른 배럴당 8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이후 2주 만의 최고치다. 장중에는 89.99달러까지 치솟으며 다시 90달러에 근접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장중 93.00달러까지 올랐다.
유가 폭등은 중동 긴장감 탓이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와중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방문길에 올랐는데, 때마침 가자지구 내 병원 피폭으로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동 국가들은 일제히 분노를 표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하마스 외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는 중동 국가들의 반미·반이스라엘 연대를 강조하면서 이날을 ‘분노의 날’로 규정했다.
요르단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간 4자 회담 역시 없던 일이 됐다. 이스라엘 인접국을 설득해 ‘하마스 고립’에 나서려던 미국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유가 폭등 공포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반(反)미·반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이란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슬람 국가의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은 이스라엘을 제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석유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며 “동시에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의 희생자들에게 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 폭탄의 불길이 곧 시온주의자들을 집어삼킬 것”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을 이스라엘 정권이 저지르는 범죄의 공범으로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는 수천명이 모여 분노를 표출했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미국 대사관 앞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치며 돌을 던졌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의 석유 수입량이 전 세계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문제 해결 계획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스트래티직 에너지&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사장은 “유가 급등은 가자지구 병원 폭격 소식 이후 이란의 공격적인 발언에 반응한 것”이라고 했다. 원유시장 내에는 지난해 7월 이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만연해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집결해 있는 아랍권은 원유 가격 결정력이 높다.
이와 함께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 밖 줄었다는 소식 역시 유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9만1000배럴 감소한 4억1974만8000배럴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40만배럴 증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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