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중대재해법 위반 건설사 대표 ‘징역형 집유’

제주지방법원.

제주에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사 대표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18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건설사 대표 B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사에는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현장소장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 그 외 직원과 책임감리자 등 3명에게 각각 금고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제주대학교 생활관(기숙사) 공사현장에서 하도급 업체 노동자가 굴착기로 높이 약 12m의 굴뚝을 철거하던 중 상부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졌다.

검찰은 원청인 A건설사와 대표 B씨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아 현장의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봤다. 또 현장소장 등 4명의 피고인 역시 건물구조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아 작업 계획서에 굴뚝을 누락했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안전성 평가나 안전 담당자 배치 없이 굴뚝 해체작업을 방치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 오뉴완으로 레벨업, 오퀴완으로 지식업!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